발단은 김 의원의 라디오 인터뷰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7월 한 장관이 미국 뉴욕남부연방검찰청을 방문한 것은 이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이 등장하는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 주장에 따르면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개발한 버질 그리피스는 2019년 북한을 방문해 대북 제재를 피해 암호화폐를 해외송금 하는 기술을 소개했다가 적발돼 징역 63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을 수사한 뉴욕남부연방검찰은 법원에 그리피스와 한국 내 사업 연락책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제출했으며, 그 안에 "한국의 서울시장과 성남시장이 북한의 암호화폐 거래 연결망 구축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여기서 서울시장은 고(故) 박원순 시장, 성남시장은 이재명 대표를 지칭한다.
김 의원은 그 근거로 한 장관의 미국 출장길에 나욱진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장이 동행한 점을 들었다. 김 의원은 "검찰청법에 따라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 수사를 지휘할 수 없는데 본인이 검사 본능을 발휘해서 직접 수사하고 부장검사를 수사 지휘한 것"이라며 "사실로 드러나면 탄핵 사유"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같은 날 오후에도 공방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대변인 명의의 공지 문자에서 나욱진 부장검사가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부터 암호화폐와 외환 송금을 수사 중이라고 언급하며 "일선 부장검사를 수사 지휘한 셈이어서 명백한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내부고발'이니 '복선'이 하는 말장난으로 넘어가려 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미국 출장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한 장관은 다시 맞받아쳤다. 그는 "장관 해외 출장 시 실무담당 부서장인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이 수행하는 것은 당연한 통상 업무절차"라고 반박했다. 한 장관이 미국 출장을 떠난 6월 29일 나 부장검사는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이었다. 이후 인사에 따라 7월4일부터 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 장관은 "'북한 가상화폐 사건과 이재명 대표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는 김 대변인 본인이 갑자기 국감에서 한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한 근거를 밝히고, 같은 당 이재명 대표에게 진위를 확인하면 될 문제"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악수 거짓말'처럼 자주 머릿속 상상을 현실에서 쉽게 말해 주위에 피해를 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김 의원은 법무부와 안양시가 안양교도소 이전 사업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는 현장에서 한 장관이 이재정 민주당 의원과의 악수 장면을 의도적으로 연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장관은 "허위 사실"이라며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