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관련 상품 수익률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 은 선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들은 열흘 새 수익률 30%를 돌파하며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와 ETN 가운데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9월 28일 종가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은 관련 ETN이다.
1배율 상품들도 15% 내외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명단을 올렸다. 먼저 KODEX 은선물(H)은 1만1355원에서 1만3375원으로 2020원(17.79%) 상승해 전체 ETF 가운데 수익률 2위를 달성했다. ETN 수익률은 △신한 은 선물 ETN(H) 15.00% △삼성 은 선물 ETN(H) 14.85% △메리츠 은 선물 ETN(H) 14.72% 등이었다.
은 관련 상품의 수익률 강세는 은 선물 가격 급등에서 기인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9월 28일 장중 한때 트로이온스당 17.955달러였던 은 선물 가격은 지난 4일 21.212달러로 치솟았다. 일주일 새 18.14% 급등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은 가격 급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방향 전환(피봇·Pivot) 기대감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8월 구인건수가 전월 대비 10% 이상 감소, 컨센서스를 하회하면서 연준이 긴축기조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 선물이 급등했던 지난달 28일부터 4일까지 다우존스지수는 2.13%, S&P500지수는 1.93%, 나스닥지수는 1.13% 상승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은은 금리 영향을 강하게 받는 원자재 중 하나"라며 "금속 원자재는 주식과 달리 배당금이 나오지 않는 특성이 있어 금리 인상기 하락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하지만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제기될 때는 더 강한 상승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 관련 상품의 높은 수익률을 보고 현시점에 진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9월 비농업 고용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연준 피봇 기대감이 급속도로 후퇴하고 있어서다.
강 연구원은 "기대감만으로 은 가격의 추세적인 상승을 전망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11월 FOMC를 전후로 금리 인상 둔화 기조가 관측된다면 은에 대한 투자 매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