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금융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가 국내 증시를 덮쳤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222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 지수는 2년 3개월 만에 700선이 깨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지수의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고 코스피의 경우 218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9.06포인트(-3.02%) 하락한 2220.94포인트로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456억원, 36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2800억원을 순매수 했다.
코스닥 지수도 급락장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99포인트(-5.07%) 급락한 692.37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가 종가기준으로 700포인트가 붕괴된 것은 2020년 6월 15일 기록한 693.15 이후 2년 3개월여 만이다. 하락 종목 수는 사상 처음으로 1400개를 넘긴 1433개로 나타났다. 이날 개인이 1903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28억원, 839억원을 순매수 했다.
이날 주가 급락 배경은 영국의 파운드화 급락에 따른 달러강세가 배경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56%(22원) 급등한 1431.30원으로 장을 마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 글로벌 시장의 움직임을 반영하며 하락 출발한 한국 증시는 파운드화의 추가적인 급락에 따른 달러 강세로 낙폭을 키웠다”며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넘어서는 등 원화 약세폭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파운드화의 급격한 약세는 일각에서 영란은행(BOE)이 파운드화의 급격한 하락을 제어하기 위해 긴급 금리 인상을 시행할 것이라는 루머가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연구원은 “금리인상이 이뤄질 경우 영국 경제는 더욱 악화 될 수 있다는 점이 시장에 악영향을 준 것”이라며 “이탈리아 총선 결과로 EU 탈퇴 등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는 파시스트 정당 출신 총리의 탄생에 대한 불확실성이 유입되며 유로화가 약세를 보인 점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모양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증시의 하방 변동성으로 코스피 지수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현 시점에서 코스피 지수가 2200포인트선을 하회한 2184포인트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지수의 하단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과거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과 비교하면 코스피 지수의 최하단은 2065포인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의 저점(Rock Bottom)으로 2050선을 전망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인상은 올해 말~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글로벌 경제는 내년 상반기까지 역성장을 걱정해야 하는 국면”이라며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중장기 하락추세는 더욱 견고해지고, 명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가 급격히 하락 중인 만큼 반등 시 이익을 얻지 못하는 업사이드 리스크(Upside risk)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나정환 연구원은 “지수가 과도하게 하락한 수준에서는 업사이드 리스크도 고려해야 하기에 낙폭 확대 업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바닥권 인식 확산 등 단순 기술적 요인으로 인한 반등 혹은 이번 주 예정된 이벤트에서 호재성 재료들이 출현할 경우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위험관리가 중요한 상황이긴 하지만, 패닉셀링에 베팅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업사이드 리스크도 같이 염두에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코스피가 2250선에 대한 지지력 확보 시 낙폭과대 및 반도체, 인터넷 등 소외주에서 플러스 알파 수익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단기 트레이딩을 구사하더라도 2400포인트 이상부터는 주식 비중을 줄이고,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배당주, 방어주 비중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