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맹 맺는 KT-현대차그룹..."자율주행차·UAM 미래 모빌리티 함께 선점"

2022-09-0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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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7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

UAM 컨소시엄 협력 계기로 미래 모빌리티 공동 사업 뜻 모아

충전 인프라 확대, 차량용 스트리밍 등 신규 사업도 공동 추진

현대차그룹이 선보인 수소연료전지 및 배터리 하이브리드 기반 멀티콥터 ‘프로젝트N’ 기체 [사진=현대자동차]

KT와 현대자동차그룹이 7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며 '혈맹' 관계를 맺고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 협력을 강화한다. 양사는 앞으로 자율주행차·도심형항공교통(UAM)·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C-ITS) 분야에서 더욱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7일 KT와 현대자동차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전략적 사업제휴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분 교환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KT와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8일 장외거래 블록딜 형태로 KT 7500억원(7.7%) 규모 자사주를 현대자동차 4456억원(1.04%)·현대모비스 3003억원(1.46%) 규모 자사주와 상호 교환 취득한다. 

취득 주식 가격은 6일 종가 기준이며, 양사는 향후 5년 이내에 상대방의 동의 없이 보유한 상대방 지분을 제3자에게 매도·양도·담보제공 등의 처분행위를 할 수 없다.

KT와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부 주도의 한국형 UAM 사업에 컨소시엄을 꾸려 참가하고.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의 이사회로 공동 활동하는 등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다. 

양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상호 주주가 됨으로써 중장기 사업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양사가 보유한 모빌리티 기술 역량을 결합하기로 했다. 앞으로 핵심역량 교류가 필요한 미래 신사업과 선행연구 활성화를 위해 '사업협력위원회(가칭)'도 구성해 운영한다.

◆미래 자율주행 기술 확보...AAM 선점 위한 전략적 협업

KT와 현대자동차그룹은 'MECA(Mobility service·Electrification·Connectivity·Autonomous)' 실현의 기반인 '커넥티비티(Connectivity)' 분야에서 차량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한다. 

자동차 산업은 MECA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커넥티비티 역량은 MECA의 다른 분야인 △모빌리티 서비스(Mobility service) △전동화(Electrification) △자율주행(Autonomous)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커넥티비티는 MECA의 핵심 요소로, 안정적이고 고품질의 통신망이 있어야 원활한 기술 운용을 할 수 있다. 때문에 많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가 유력 이동통신사와 제휴 또는 지분 교환을 통해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KT는 그동안 신한금융지주, CJ ENM 등과의 협력을 전개하며 금융·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코 저변 확대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해 왔다. 이번에 현대자동차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함으로써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디지코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KT와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협력한다. 자율주행차에 최적화된 차세대 6G 통신 규격을 공동 개발해 초격차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양측은 실증사업과 선행 공동연구를 통해 대용량의 데이터를 더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6G 통신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6G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5G의 최대 50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 단위 이하 실시간 정보 수집 등 초대용량 데이터를 더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완전 자율주행차의 기술적 안정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KT와 현대자동차그룹은 인공위성 기반의 AAM(Advanced Air Mobility, 미래항공모빌리티) 통신 인프라 마련에도 나선다. KT는 자체 통신위성과 연계해 AAM 운항에 필수적인 관제와 통신망 등을 구축하고,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체 개발, 버티포트(수직이착륙장) 건설 등의 역할을 맡는다.

◆KT 유휴 부동산에 충전 인프라 짓고 차량용 스트리밍 등 신규 서비스 공동 개발

장기적인 선행 연구뿐만 아니라 기존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한 사업 제휴도 이어간다. 전국 각지에 KT가 보유한 부동산과 네트워크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설치하는 등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리는 전기차 충전 생태계 구축을 조기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커넥티드카 시대의 폭발적인 데이터 수요에 맞춰 스트리밍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 개발도 검토한다. 국내 유료 방송 가입자 1위 KT가 보유한 양질의 콘텐츠 수급,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 차량과 모바일 데이터 연동 등을 통해 최적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의 신사업도 공동 발굴한다. 빅데이터 등 ICT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미래기술펀드를 운용할 예정이고, 미래 사업 확장에 필수적인 보안 통신 모듈 분야 기술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KT 미래형 신사옥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셔틀 실증 운행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수소연료전지 단계적 활용 확대, KT 영업용 차량 전기차 전환, RE100 공동 대응 등 ESG 분야에서도 다각적으로 협력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양 그룹 보유 역량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미래 EV 커넥티드카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친 고객 경험 혁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디지코 사업영역의 확장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전방위적인 협력을 추진하게 되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현대차그룹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리딩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테크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각국의 최대 통신 사업자 간 제휴와 지분 교환은 세계적인 추세다. GM은 미국 최대 통신업체 AT&T와 2024년 출시를 목표로 5G를 탑재한 커넥티드카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도요타는 일본 최대 통신 업체 NTT와 신기술 개발을 위해 상호 지분 교환에 합의했다.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중국 최대 통신업체인 차이나텔레콤과 커넥티드카 관련 전략적 MOU를 체결했으며, 아우디도 독일 최대 통신업체 도이치텔레콤과 5G 기술 제휴 MOU를 체결하고 커넥티드카 기술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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