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초점] "팬심 잡아라"...극장가, '마니아' 관객 노린다

2022-07-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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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 콘서트 '라이브 뷰잉' 현장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는 극장에 치명상을 입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기 전까지 극장은 '신작 가뭄' 등으로 관객들에게 외면받아왔다. 궁핍한 상황 속에서도 극장들은 다양한 자구책을 내놓으며 살길을 모색했다. 극장가는 MZ세대를 겨냥해 '팬심 훔치기'에 돌입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낳았다. 애니메이션부터 아이돌 그룹 콘서트 실황 등으로 다양한 관객을 확보했고 이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굿즈를 통해 마니아 관객들의 주머니를 열게 했다.

◆ 'N차 관람 행렬'…애니메이션·콘서트 영화 인기

코로나19 범유행에도 '팬심'은 빛났다. 애니메이션 영화와 콘서트 영화가 극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극장가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어 준 것이다.

코로나19 범유행 후 가장 눈에 띄었던 건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활약이다. 2021년 극장 개봉한 '귀멸의 칼날'은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마지막 편과 연결돼 애니메이션 팬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당시 전국 900여개의 스크린에서 상영해 총 215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열풍의 중심에 섰다. 마니아들의 자발적 홍보와 입소문으로 'N차 관람' 열풍을 일으켰고 장기 흥행까지 성공했다. 다음 해에는 '극장판 주술회전0'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하늘의 푸르름을 아는 사람이여' '금빛 모자이크 땡큐' 등이 'N차 관람'을 이끌었다. 

그룹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몬스타엑스, 세븐틴, 가수 송가인, 김호중 등의 콘서트와 비하인드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도 인기였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며 어려움을 겪었던 2020년 9월 방탄소년단의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 김호중 '그대, 고맙소', 2021년 2월 개봉한 송가인의 '송가인 더 드라마', 8월 개봉작 '블랙핑크: 더 무비'가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극장가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주었다.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 영화가 줄줄이 흥행하고 극장은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나섰다. 바로 가수들의 공연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라이브 뷰잉'이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공연장을 찾지 못했던 관객들이 실시간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라이브 뷰잉'을 통해 그룹 NCT 127, 엑소 카이, 샤이니 키, 브레이브걸스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공연 실황이 극장에서 중계되었고 특히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 라이브 뷰잉은 약 5만 장이 순식간에 매진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메가박스의 대표 굿즈인 오리지널 티켓[사진=메가박스 인스타그램]


◆ '소장 욕구 UP'…마니아 주머니 열게 한 굿즈들

마니아들의 '팬심'을 저격하는 굿즈도 인기다. 메가박스의 시그니처 굿즈 '오리지널 티켓'은 이미 영화 애호가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올해는 특히 '탑건: 매버릭'과 '헤어질 결심' 오리지널 티켓이 인기였다고. '헤어질 결심' 오리지널 티켓은 일찍이 매진되었을 정도였다.

롯데시네마도 포토 카드 등 굿즈 패키지와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발행하고 있다. 올해 가장 인기였던 건 영화 '탑건: 매버릭'의 포토 카드였다. 해당 카드는 입체 렌티큘라로 제작되어 마치 주연배우 톰 크루즈와 아이 콘택트를 하는 듯한 효과로 제작돼 인기였다. 톰 크루즈가 전투기 F-18 앞에서 생생히 걷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어 구매 경쟁이 치열했다고.

포토 카드의 인기에 롯데시네마는 포토 카드 키오스크를 운영하는 ㈜드래곤미디어와 협업을 진행했다. 그룹 NCT 구성원들과 산리오 캐릭터들의 협업으로 디자인된 포토 카드 프레임은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이번 한정으로 진행되는 NCT x 산리오 캐릭터즈 콜라보 프레임은 롯데시네마 앱에서 꾸민 후 롯데시네마 전국 57개관 키오스크에서 포토 카드로 출력하는 방식이다. NCT 멤버들이 사는 NCT타운에 산리오 캐릭터들이 놀러 온 콘셉트로 전개되며 NCT 멤버들의 캐릭터와 산리오 캐릭터들이 각각 매칭 돼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물했다. 

롯데시네마 사업개발팀 강승혁 팀장은 "포토 카드는 극장에서 느낀 다양한 경험을 간직할 수 있는 하나의 아이템이다. 고객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컬처 스퀘어(Culture Square)로 지속 도약하려 한다. 매달 변경되는 포토 카드 프레임 디자인 콘셉트는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CJ CGV는 다양한 NFT를 발행해 눈길을 끌었다. 그중 영화 '킹메이커' '범죄도시'의 플레이 포스터는 MZ세대 관객에게 단연 인기였다. 플레이 포스터란 영화 포스터 이미지에 CGV만의 고유한 서식과 3D, 2D 효과를 추가해 풍성한 시각적 효과를 제공한 디지털 영상 굿즈로 '클래식' '프리미엄' 'VIP' 세 가지 형태로 구성되었다.

플레이 포스터가 인기를 끌자 CGV는 국내 NFT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메타콩즈와 손을 잡았다. CGV와 메타콩즈는 NFT 관련 마케팅 기획 행사를 함께 진행하며 CGV를 방문하는 온·오프라인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메타버스,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협업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CGV 심준범 국내 사업본부장은 "CGV는 지난해 NFT 플레이 포스터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등 NFT 굿즈를 통해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이번 메타콩즈와의 업무 협약을 통해 CGV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더욱 즐겁고 가치 있는 NFT 경험을 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화 '외계+인'과 '엘비스' 메인 포스터[사진=CJ ENM,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극장 밖에서 즐기는 영화…확장하는 개봉 이벤트

극장들은 '마니아 관객'을 사로잡기 위해 극장 '밖'으로 나섰다.

CJ CGV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굿즈를 판매하며 영화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먼저 지난달 28일에는 유튜버 예씨(yessii)와 함께 쿠팡 라이브에서 '심슨' 굿즈를 판매했고 이달 8일에는 영화 전문 유튜버 지무비와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서 영화 '외계+인' 1부 라이브 방송을 통해 특별관 및 일반 영화 관람권을 할인 판매했다. 이 외에도 '토르: 로브 앤 썬더' '미니언즈' 등 다양한 영화를 라이브 방송에서 소개하며 새로운 방식의 접근을 보여주었다. 

롯데시네마는 영화 '엘비스' 개봉을 기념해 지니 뮤직과 이벤트를 진행한다. '엘비스' 예매 고객 대상으로 선착순 1만명에게 영화 '엘비스' OST 플레이리스트를 감상할 수 있는 지니뮤직 특별 이용권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시네마 마케팅팀 이소희 팀장은 "영화 관람 후 관객들에게 영화의 OST를 들으며 영화 관람의 경험을 간직할 수 있도록 지니뮤직과 함께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관객이 참여하고 함께 진행하며 즐기는 컬처 스퀘어(Culture Square)로 고도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즐거움을 드리는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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