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HBO맥스 2년간 한국 직진출 없다… 인력 채용도 전부 취소

2022-05-1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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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국내서 HBO맥스 채용 면접 진행했으나 전략 대거 수정

글로벌 OTT 한국 진출 공식 변화…직진출 대신 토종 업체와 '협업'

HBO맥스 로고 [사진=HBO맥스 트위터]

당초 올해 한국 진출 예정이었던 HBO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HBO 맥스'가 한국 진출 전략을 다시 짠다. 2024년까지는 한국에 직접 진출하기보다 국내 파트너를 통해 콘텐츠를 공급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HBO는 최근 한국 진출 전략을 대거 수정하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HBO맥스가 당초 올해 말 한국 진출 예정이었는데, 2년 내엔 힘들지 않을까 싶다"며 "업계에서는 내년 중 한국 진출도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한국 인력을 활발히 채용했지만, 이를 전부 취소했다고 알려졌다"고 전했다. 

HBO맥스는 '왕좌의 게임' '웨스트월드' '밴드 오브 브라더스' 등으로 유명한 글로벌 인기 OTT다. 

HBO맥스를 운영하는 워너미디어(현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당초 지난해 하반기 약 30개에 달하는 HBO맥스 채용 공고를 올리고 면접까지 진행했다. 서울에서 근무할 HBO맥스 임원, 디자이너, 콘텐츠 마케팅 인력 등이다. 그러나 통상적인 채용 과정에 비해 합격·불합격 발표가 지나치게 늦어지면서 업계에서 이례적인 일로 눈길을 끌었다. 이를 결국 취소한 것이다. 

이는 최근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과도 무관치 않다. 지난해 미국 대표 통신사 AT&T는 자회사 워너미디어를 분리해 디스커버리와 합병절차를 시작했다.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는 지난달 430억 달러 규모의 합병 계약을 최종 완료하고,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로 출범했다. 

이에 따라 내부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새 최고경영자(CEO)는 디스커버리 CEO였던 데이비드 재슬러브가 맡게 됐다. 합병을 앞두고 워너미디어 고위 경영진들이 대거 사퇴하면서 디스커버리 출신 임원들이 새 회사의 주요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HBO맥스의 글로벌 진출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HBO맥스와 디스커버리의 OTT 디스커버리+를 합친 통합 플랫폼을 출범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글로벌 2위 OTT인 디즈니+의 한국 진출 초기 성적이 신통치 않은 점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말 기준 전 세계 디즈니+ 가입자는 1억298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디즈니+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15만명이다. 넷플릭스(839만명)는 물론 웨이브(341만명), 티빙(264만명), 쿠팡플레이(240만명) 등 국내 업체에도 뒤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HBO맥스가 올해 하반기 한국 진출을 계획하면서 오는 7월을 끝으로 웨이브와의 콘텐츠 공급 계약도 만료될 것이라는 시각이 유력했다. 그러나 HBO가 한국 진출 전략을 수정하면서 양사는 현재 계약 연장 협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 왓챠에도 HBO맥스의 신작을 공급하고 있다. 

웨이브 관계자는 "7월부터 (HBO) 콘텐츠 공급을 순차적으로 종료할 방침이었는데 계약 연장을 협의하고 있다"며 "최신 인기작까지 확대해 계약을 연장하는 방안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OTT 한국 진출 공식 변화…직진출→협업
이에 따라 글로벌 OTT의 한국 진출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TV+처럼 직접 진출하는 방식에서, 한국 주요 OTT사와 손을 잡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OTT 파라마운트+는 최근 티빙과 손잡고 다음 달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티빙 내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을 론칭하는 형태로 서비스한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디즈니+가 직접 진출했을 때 반응을 보면 아무리 인지도 있는 글로벌 OTT도 한국 등 비영어권 국가에 바로 진출해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며 "현지 주요 서비스와 제휴해 콘텐츠·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전략도 유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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