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인니 ETF, 신흥국 증시 부진에도 강세… 수익률 상위권 오른 까닭은

2022-04-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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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인도네시아 관련 ETF 주가 추이 (단위 : 원) [출처=한국거래소]

라틴아메리카(중남미)와 인도네시아 증시가 약진하고 있다. 특히 중남미 기업을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0%를 돌파한 상황이다. 이들 국가 시가총액 상단에 원유와 광물 등 원자재 기업이 대거 포진한 점이 높은 수익률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익률도 준수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라틴35' ETF는 연초 이후 수익률 30.96%를 기록 중이다. 이는 해외주식형 ETF 중 3위에 해당하는 수익률이다. 라틴 ETF보다 수익률이 높은 해외주식형 ETF는 미국 에너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KODEX 미국S&P에너지(합성)'와 원유 생산 기업들로 구성된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H)'뿐이다.

인도네시아와 멕시코 기업을 담은 ETF도 강세다. 같은 기간 KINDEX 인도네시아MSCI(합성)는 12.62%, KINDEX 멕시코MSCI(합성)는 10.66% 수익률을 기록했다. 각각 해외주식형 ETF 수익률 8위와 10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펀드시장에서도 중남미 테마가 강세다. 해외주식형 펀드 중 최근 3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31.79%를 기록한 '멀티에셋 삼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 S'다. '신한 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H[주식] S'(29.14%)와 '한화 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 S'(27.10%), '슈로더 라틴아메리카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S'(20.09%)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중남미 증시가 약진하고 있지만 신흥국 주식이 전반적으로 강세인 상황도 아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신흥국 주식형 펀드의 평균 3개월 수익률은 -14.83%다. 같은 기간 아시아태평양 주식형 펀드는 -11.55%, 신흥아시아 주식형 펀드는 -10.60%로 오히려 부진한 모양새다.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이 -10.62%임을 감안하면 신흥국 주식이 오히려 글로벌 평균 대비 부진한 셈이다.

중남미 주식형 펀드의 강세는 인플레이션이 견인했다. 이들 증시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이 원유와 광물 등을 생산하는 원자재 기업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멕시코 증시는 높은 필수소비재 업종 비중이 강세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브라질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은 페트로브라스(Petrobras)다. 20일 현재 시가총액이 971억8000만 달러에 달하는 중남미 최대 규모의 브라질 국영 정유업체다. 2위인 발리(Vale)는 세계 3대 광산업체다. 멕시코 증시에서는 필수소비재 기업이 시총 상단에 다수 포진해 있다.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하는 월멕스(WALMEX)와 식음료 기업 포멘토(FMX), 유통공룡 엘렉트라(Elektra) 등이 대표적인 종목이다. 인도네시아는 석유화학기업 찬드라아스리(Chandra Asri)와 광산기업 바얀(Bayan)이 시총 상위권에 자리한다.

인플레이션 수혜를 누리고 있는 이들 증시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끝나도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전쟁이 끝나도 이어지면서 에너지와 곡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해 올해 세계 경제선장률 전망치를 3.6%로 1월 전망치(4.4%) 대비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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