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원로가 시급히 극복해야 할 위험 요인으로 정치 리스크와 정부 리스크를 꼽았다.
진념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국가미래전략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파트너를 인정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정치권의 혁신과 시스템·거버넌스를 재정립하는 스마트정부의 출현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특히 △파트너를 인정하지 않는 것 △미래 비전보다 과거에 매몰된 '패거리 정치'와 흠집 내기 △갈등 조장 △공천권으로 국회의원의 자율적 의사 결정을 제약하는 정당 지배구조 등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진 전 부총리는 "성장이 복지를 담보하지는 않지만, 성장 없는 복지는 환상"이라며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위해 노사정 대타협으로 고용 안정과 유연성을 제고하고 중부담·중복지 사회로 옮겨가면서 복지 프로그램을 전면 재점검하는 한편 출산·보육·육아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미중 전략경쟁, 팬데믹과 국제 분쟁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 디지털 경제 심화와 인구 고령화, 기후변화 등 우리 경제가 직면한 난제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홍장표 KDI 원장은 개회사에서 "KDI는 미래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는 종합연구기관으로 거듭나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래전략연구센터를 이달 출범시켰다"며 "우리 경제사회 현황을 파악하고 중장기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정대희 KDI 글로벌경제연구실장은 "미중 간 체제 및 기술경쟁이 심화하고 포괄적 보호주의가 등장한 데 이어 반중 공동전선을 펴고자 하는 '보호주의의 진영화' 단계까지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구자현 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장은 "세계 각국은 첨단기술을 확보하고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그동안 금기시돼 온 산업정책이 부활하는 양상"이라며 "불확실성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제 및 금융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인구 고령화와 관련해 "임금체계 개편과 함께 점진적 정년연장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지만 세대 간 상생을 위해서는 보다 신중하고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화령 KDI 플랫폼경제연구팀장은 "네이버, 카카오 등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경쟁자 배제, 착취적 행위, 진입장벽으로서의 데이터 등이 플랫폼 관련 쟁점으로 부상했다"며 "기존의 사후적이고 개별적인 경쟁정책 집행이 충분하지 않았고, 신속하지 않았으며, 플랫폼 경제에 대응하기 적절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