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관계자들이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해외여행길이 막히자, 여행 열망은 더 커져만 갔다. 이에 정부는 국민의 여행 욕구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무너진 여행산업 회복을 위해 방역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국가와 여행 안전 권역을 체결했다. 우리나라와 여행 안전 권역을 체결한 곳은 지난해 7월 사이판, 11월 싱가포르다.
여행 안전 권역 체결 당시에는 외국인 입국 봉쇄가 철저히 지켜질 정도로 규제가 극심했었다. 그만큼 여행 안전 권역 국가 간에 이뤄지는 여행 장점은 상당했다.
특히 사이판은 여행지원금뿐 아니라, 신속 유전자 증폭 검사(PCR)비용부터 숙식, 코로나19 확진 시 치료·격리비에 이르기까지 여행객을 위한 지원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여행 안전 권역 실행 후부터 지난 2월까지 사이판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1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행 안전 권역 국가만의 장점은 점점 퇴색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각국이 해외여행객 입국 규제를 차츰 완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3월 기준 사이판은 백신 접종 증명서와 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만 제출하면 격리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단, 이는 여행 안전 권역 지정 여행사를 통해 2인 이상 관련 상품을 예약하는 경우에 한한다.
현재는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 시 격리·치료비용을 지원하지만, 이는 4월 17일부로 중단이 결정된 상황이다.
싱가포르는 현재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완치자를 대상으로 입국 전후 코로나 검사를 면제한다. 하지만 이 역시 여행 안전 권역국만의 장점이 되지 않는다. 몰디브는 3월 5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PCR 검사 의무를 없앴다. 모리셔스 정부도 입국 72시간 전에 실시하던 신속유전자증폭검사(PCR) 음성 결과서 제출 의무를 이달 12일부로 폐지했다.
멕시코, 노르웨이, 헝가리, 슬로베니아 등 무조건 입국을 허용하는 나라도 속속 생겨났다. 그 외에 다수 국가가 접종증명서와 음성확인서만 지참하면 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확진자 수는 여전히 폭증하고 있지만, 사실상 일상 회복으로 가는 만큼 입국 규제를 푸는 국가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해외입국자 격리 면제를 하는 상황에서 여행 안전 권역 체결국가만의 혜택을 마련하며 다른 여행국가와 경쟁을 펼치지 않는 이상 여행 안전 권역만의 장점은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