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갓생' 살고 싶은 사람 크리에이터 타운 을지로로 모여라

2022-02-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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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타운 '을지로' 가보니…일터ㆍ휴가지ㆍ집콕 다 되네

개별 거주공간서 사생활 누리며 문화공유

호텔 개조 140여실 장단기투숙ㆍ한달살기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에 위치한 로컬스티치 크리에이터 타운 을지로 외관 [사진=이나경 기자]

적당한 햇살과 분위기 있는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하루를 보내는 건 어떨까.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자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공간 역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용객 목적과 선택에 따라 일터이자 휴가지 혹은 집이 될 수 있는 신개념 공간인 ‘로컬스티치 크리에이터 타운 을지로’ 역시 MZ세대(1980∼2000년 초반 출생자)를 중심으로 힙한 놀이터의 성지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타운 을지로는 ‘모두가 창작자가 될 수 있다’는 슬로건으로 운영되는 코리빙 하우스다. 다소 생경한 단어인 코리빙 하우스는 한 집에 여러 명이 함께 살며 거실, 주방, 화장실 등을 공유하는 기존 셰어하우스에서 확장한 개념이다.

개별 거주 공간에서 사생활을 누리면서 거실, 주방을 비롯한 다양한 공용 공간에서 다른 입주민들과 생활과 문화를 공유하며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꾸린다.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단기 목표를 실천해 속이 꽉 찬 하루를 보내겠다는 ‘갓생(God+인생) 살기’가 MZ세대 트렌드처럼 번지며 주목받고 있다.

크리에이터 타운 을지로에는 스타트업 CEO(최고경영자)부터 유튜버, 작가, 대학생 등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고 있다.  지난 21일 찾은 타운 을지로의 첫인상은 오래된 호텔을 개조해 만들어 외관은 다소 낡아 보였지만 입구 카페에서 풍기는 원두향만으로도 ‘힙지로’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객실은 지하 1층부터 19층까지 모두 140여실로, 3층부터 17층에는 장기 코리빙룸과 한달살기룸, 주말 단기호텔룸, 작업실, 1인 상점, 회의실 등이 있다.  
 

로컬스티치 크리에이터 타운 18층에 위치한 공용공간 '라운지'. [사진=로컬스티치]

18층에는 탁 트인 창문으로 을지로 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프런트 겸 카페 ‘라운지’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선 매일 아침 간단한 조식과 함께 젊은 콘텐츠 기획팀 도쿄다반사가 큐레이션한 LP 음반을 턴테이블과 헤드셋을 통해 무료로 감상할 수도 있다. 2층에는 로컬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레스토랑이 조만간 문을 연다고 한다. 
 

노마드 타입 투숙 공간 [사진=이나경 기자]

기자가 체크인을 위해 방문한 18층은 보통 숙박 및 이용객이 적은 오후 2~3시께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은 채 각자 시간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숙박공간은 생활 유형에 맞춰 △스테이 △버닝 △노마드 △아지트 타입 등으로 나뉜다. 스테이는 장기 투숙객이, 버닝은 한달살이, 노마드는 단기, 아지트는 사적 공간을 필요로 하는 이용객에게 안성맞춤이다. 기자가 선택한 노마드룸에는 모듈형 데스크와 침대, 테이블, 옷장, TV, 블루투스 스피커 등 생활에 필요한 가구들이 깔끔하게 배치돼 내 집 같은 편안함이 느껴졌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응접실 내부 LP청음실, 멀티플렉스룸, 미러룸, 18층 라운지 LP 살롱. [사진=이나경 기자]

새로운 자극을 얻고 싶은 이용객은 숙박 공간 외에 별도로 마련된 멀티플렉스룸(303호)과 미러룸(502호), 소회의실, 응접실 등을 이용하면 된다. 멀티플렉스룸은 65인치 대형 TV와 편안한 빈백이 꾸려진 시네마룸이며 미러룸은 전신 거울과 덤벨 등이 놓여 홈트레이닝 등과 같은 프라이빗한 운동을 즐기고 싶은 이용객에게 맞춤 공간이다.  

5층에 마련된 소회의실은 소규모 미팅 또는 화상회의, 1:1 강의를 진행하는 곳이다. 좀 더 큰 회의실이 필요한 이용객은 712호에 마련된 대회의실을 활용하면 된다. 이들 룸 모두 와이파이와 대형 TV, 벽 테이블 등이 마련돼 있으며 이용을 원할 경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하게 예약을 하면 된다. 

13층에 위치한 응접실은 음악감상이나 독서에 집중하고 싶은 이용객에게 적합하다. 1970~1980년대 도쿄 시티팝은 물론 연대별 클래식 레코드가 큐레이션돼 있으며 이용 시 즐기면 좋을 드립백 커피도 비치돼 있다. 입주민의 경우 1인당 1만원을 지급하면 사용 가능하다. 

을지로만의 감성을 제대로 느끼고 싶을 땐 문 밖으로 걸어 나가기만 하면 된다. 전통과 맛을 자랑하는 맛집부터 힙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카페까지 사방이 전부 핫플레이스다. 주변 핫플레이스에 대해 궁금하다면, 타운 라운지 혹은 투숙룸에 놓여 있는 크리에이터 타운 책자를 활용하면 좋다. 
 

로컬스티치 크리에이터 타운 을지로 [사진=에어비앤비]

팁을 주자면, 도보 10분 이내의 거리에 '호랑이', '수잔나의 앞치마', '아소르커피' 등 분위기 넘치는 카페들이 위치해 있으며 맛집으로는 '오장도너츠', '우래옥', '오장동함흥냉면', '보건옥' 등이 있다. 낮에 간다면 '아소르커피'와 '수잔나의 앞치마'를 들르는 것을 추천한다. 가까운 거리에 동대문 DDP도 위치해 있어 식사 후 산책할 겸 동대문역사공원과 흥인지문 인근을 거니는 것도 좋다.  

이용객 기분과 일정에 맞춘 다양한 공간 덕분에 타운 을지로는 현재 전체 140개 객실 중 10여개 객실만이 비어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뒤 6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다만 평일 아침에 무료 제공되는 조식의 선택 폭이 좁다는 점과 공용 공간과 숙박시설 외의 프라이빗한 공간을 즐기기 위해선 별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별점을 조금 뺐다. 

숙박 예약은 에어비앤비 앱을 통해 가능하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크리에이터 타운 을지로에서 하루 살기 이벤트를 진행하고 추첨을 통해 무료 숙박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손희석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는 “원격 근무가 지속되면서 여행은 일상과 통합되는 방식으로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을지로에서 살아보기 이벤트를 통해 어디서나 살아보는 라이프스타일을 엿보고, 최근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로컬스티치의 코리빙 공간도 경험해 보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장거리 여행은 쉽지 않지만 색다른 일상과 경험이 필요한 이라면 크리에이터 타운 을지로라는 MZ세대의 새로운 삶의 방식에 한번 빠져보시길. 뉴트로(New+Retro)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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