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회사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다. 상장 이후 6개월간 주가가 급락한 데 따른 대응의 일환이다.
장 의장은 10일 크래프톤의 2021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식 매입 계획을 언급했다. 상장사로서 자사주매입과 배당 등 더 직접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준비하겠다고 예고했다.
크래프톤은 작년 8월 10일 코스피(KOSPI) 시장에 상장해 이날 주당 45만4000원, 시가총액 22조1997억원(20위)으로 장을 마감하며. 게임업계 선두 기업인 엔씨소프트(17조8925억원)와 넷마블(11조5607억원)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이후 몇 달 간 크래프톤은 하락을 거듭한 주가로 골머릴 앓고 있다. 10일 장마감 기준 주가는 주당 29만7000원으로 코스피에 입성한 6개월 전보다 34.6% 낮다.
장 의장은 "최근 글로벌 거시경제 흐름이 주식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상장한지 얼마 안 된 크래프톤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그럼에도 크래프톤이 준비한 다양한 시도와 사업적 확장성을 고려할때 크래프톤의 기업가치와 성장성에 관해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저는 오늘 이후 일정금액에 해당하는 크래프톤 주식을 매입할 예정"이라며 "저의 지분매입에 관한 사항은 절차에 따라 추후 공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저의 지분매입보다 강조드리고 싶은 바는, 크래프톤을 믿고 투자해주신 많은 주주님과 크래프톤 구성원께서도 보다 중장기적 관점으로 경영진을 신뢰해주시면 좋겠다는 점"이라며 "경영진또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을 이자리를 통해 강조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 의장은 자사주매입 등을 포함한 '주주환원' 요구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배당보다는 사업의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환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주주환원 방법이라는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는 상장회사인만큼 직접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고민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매입 추진은 어렵지만 관련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장 의장은 "우리는 과거에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투자받은 게 꽤 많았는데 2018년 회계기준이 IFRS로 변경되면서 그와 관련된 금액이 다 회계상 결손금으로 처리돼 있다"면서 "결론적으로 지금 현재 배당가능 이익이 없기 때문에, 그냥 '자사주매입을 하겠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단 다음달 진행할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할 첫 단계를 계획하고 있다"며 "자본금항목 내 주식발행초과금에 들어 있는 '자본준비금'의 결손보전, 이익잉여금 전입을 통해 미리 배당 가능이익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배당정책, 자사주매입은 주가 변동에 의해 즉각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기보다 상장회사로서 좀 안정적으로, 장기적으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준비는 해 두고 실제 주주환원정책은 저희 이사회와 고민해 기회가 될 때 주주들에게 말씀드리고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