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달러보험 라인업 재편 가속도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외화보험(달러보험) 판매에 소극적이던 생명보험사들이 최근 들어 관련 상품의 리뉴얼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달러보험 규제안을 확정하면서, 추가 규제에 맞게 상품 재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생명보험 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달 1일 무배당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보증비용부과형) 해지환급금미보증형과 해지환급금보증형 2종을 재편해 새롭게 판매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의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은 지난 2018년 국내에서 최초로 출시된 금리연동형 달러 종신보험이다. 이 상품은 달러로 보험료를 납입하고 달러로 사망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메트라이프는 올해부터 해당 상품의 해지환급금 적용이율을 3.0%에서 2.5%로 0.5%포인트 낮춰 판매한다. 적용이율이란 보험료를 납입하는 시점과 보험금 지급 사이에 시차가 발생하는데, 이 기간에 기대되는 수익을 예상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비율을 말한다.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은 메트라이프의 주력 달러보험이다. 이 상품은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초회보험료 130만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7개월 만에 누적 판매 건수 2만7000건, 누적 초회보험료 600만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푸르덴셜생명도 올해 초 무배당 스타플러스 달러평생보장보험 등 주요 달러보험의 약관을 개정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어 AIA생명, ABL생명, DGB생명, 신한라이프, KB생명, 삼성생명 등 달러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생보사 역시 상품 재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생보사들이 앞다퉈 달러보험 재편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금융당국의 규제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22일 '외화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규제안에는 보험의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투자형 상품 판매 기준을 적용하고,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의 책임을 강화하도록 했다.

또, 실수요 여부를 충실히 확인하고 고령자의 경우 가족 등 지정인에게 손실위험 등 중요사항을 함께 안내하도록 했다. 투자적 성격이 있는 달러보험에 대해선 '동일상품,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변액보험 등 투자성 상품에 준하는 규제도 적용하기로 했다. 투자성이 있는 변액보험은 '금융소비자의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 시행령에 따라 적합성 원칙과 적정성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다만, 기존에 금융당국이 논의했던 가입 연령 제한이나 환차손 보상 등 초강력 규제는 빠졌다. 환차손 보상은 가입한 고객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최저보증 하는 규제로 보험사들이 가장 경계했던 부분이다. 환차손 보상을 도입한다면 최저연금이나 최저사망보험금을 보증하는 변액보험처럼 외화보험도 환율 변동에 대한 위험을 보험사가 책임져야 한다. 

생보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발표한 달러보험 규제안이 나오면서, 이에 맞게 생보사들이 상품 라인업을 재편하고 있다"며 "지난해 주춤했던 달러보험 판매액이 올해 다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