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도 살 사람 없어요"…거래절벽에 서울 집값 휘청

2022-02-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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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해진 집주인들 수억 낮춘 급매 내놓기도

갈아타기 영향도 "저쪽 싸게 나오니 이쪽도 싸게 내놔"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호가를 대폭 낮춰도 매수자가 안 붙어요. 작년 대비 5000만~1억5000만원가량 호가가 떨어졌는데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안 나타나네요. 급매 내놔도 안 팔리니 조급해진 집주인들이 급급매를 내놓고 있어요." (서울 성북구 장위동 공인중개업소 대표)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전역에서 매수자들이 모습을 감추며 극심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대출규제, 금리인상에 따른 돈줄 옥죄기에 대선까지 맞물리며 관망세가 짙어졌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097건(서울부동산정보광장, 1월 27일 기준)으로, 전년 동월(7547건) 대비 85.5%(6450건)나 줄었다. 
 
성북구 장위동 중개업소 대표는 “작년에도 매수자들이 적극적이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작년 말부터 매수자들이 아예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이어 “급매도 안 팔리니까 급급매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한두 개의 급급매들이 팔리면서 집값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수자들이 사라지면서 올해 들어 서울 전역에서는 최고가 대비 수억원 하락한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포레카운티 전용면적 84.97㎡는 이달 7일 9억원에 팔리며 최고가 13억원(6월 25일) 대비 4억원이나 하락했다. 
 

 

갈아타기 영향도 일부 있다. 또 다른 장위동 중개업소 대표는 “신축 집주인들 중 2년 살고 비과세로 집을 판 뒤 넓은 면적이나 입지가 좋은 지역으로 갈아타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동하려는 지역에서 나온 급매를 잡기 위해서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급급매로 내놓는 식”이라고 했다. 

오는 3월 대통령 선거가 열리면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다시 집값이 반등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의구심도 상당했다.

강북구 미아동 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이나 예비 매수자들 중 대선 이후 집값 향방이 어느 정도 예상되면 마음을 결정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매수자 대부분은 '집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고 한다"며 "'유동성을 회수하는 상황에서 무슨 힘으로 집값이 오르겠냐. 만일 오르더라도 아주 소폭 오를 것'이라고 반응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고 덧붙엿다. 
 
다만, 추세적 하락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많다. 노원구 상계동 중개업소 대표는 “급급매가 팔렸으면 다른 매물들도 호가가 대폭 떨어져야 하는데 대체로 호가가 그대로 유지된다”며 “급매물이 거래된 뒤 다시 보합으로 갔다가 급한 집주인이 생기면 다시 집값이 떨어지는 식이어서 추세적 하락으로 보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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