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점 대신 리뉴얼' 택한 대형마트 3사, 올해 57곳 새단장

2022-0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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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타플렉스 1층에 들어선 보틀벙커. [사진=롯데쇼핑]

대형마트 3사가 점포 리뉴얼을 통해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출점 규제와 소비 트렌드 변화에 가로막혀 외형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오프라인만의 경쟁력을 앞세워 고객들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형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3사가 57곳의 점포 리뉴얼을 진행한다. 리뉴얼한 매장은 신선식품을 강화하거나 와인 같은 카테고리 킬러 콘텐츠를 대거 구축하는 식이다.  

이마트는 지난 2019년 10월 강희석 대표 부임 이후 2020년부터 2021년 2년에 걸쳐 전국 28개 점포 리뉴얼에 2000억여원을 투입했다. 올해는 10여곳의 점포 리뉴얼을 진행한다. 

리뉴얼의 핵심 키워드는 '고객 관점에서의 재탄생'이다. 기존 점포의 전면적 혁신과 공간 재구성으로 고객 지향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이 재방문하고 싶고 오래 머무르고 싶은 매장으로 변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리뉴얼을 마친 매장들 역시 식품 매장을 늘리고 체험형 매장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비식품 매장에는 일렉트로마트, 앳홈(at HOME) 등 전문성을 강조한 전문관 및 특화 점포를 입점시켰다. 신선매장의 경우 '스토리텔링 체험형 매장'으로 바꿨다. 또한 와인 앤 리큐르(Wine&Liquor) 등 통합주류 매장, 노브랜드존, 건강기능제품숍 등 다양한 식품 전문관까지 선보였다.

리뉴얼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이마트의 대표 리뉴얼 매장인 서울 월계점은 지난해 상반기 62%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리뉴얼 점포의 활약에 힘입어 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난 12조4265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12개의 점포를 폐점한 롯데마트도 점포 리뉴얼로 전략을 선회했다. 지난해 11개 점포 리뉴얼을 마쳤고 올해 30여곳을 추가 리뉴얼할 계획이다. 

리뉴얼과 함께 마트 대신 새로운 이름인 '제타플렉스'로 문을 열었다. 제타플렉스는 10의 21제곱을 뜻하는 ‘제타’와 결합된 공간을 뜻하는 플렉스의 합성어로, 많은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제타플렉스는 오픈 초기부터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매장 방문 고객 수는 전년 대비 78.2% 늘었고, 매출 역시 같은 기간 70.6% 증가했다. 특히 매장 1층 면적의 70%를 할애한 와인 전문숍 ‘보틀벙커’의 경우 3일 동안 매출 6억원을 기록했다.
 

[사진=홈플러스 ]

홈플러스도 리뉴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을 최적화하고 오프라인 점포를 온라인 주문 상품 배송 기지로 활용해 한정된 공간에서 최대 효율을 내면서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이번달 인천 간석점을 시작으로 연내 17개 점포를 새 단장해 선보일 계획이다. 리뉴얼 점포는 식품 중심 매장으로 탈바꿈한다. 신선식품 매출 비중이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먹거리 상품 구색을 강화한다. 

이달 중 리뉴얼 개장하는 인천 간석점에도 2년 연속 매출이 신장한 한우, 수입육, 초밥 등 품목을 확대하고 식품 매대 구성을 145㎡ 이상 늘린다. 주문이 들어오면 현장에서 즉석으로 조리해 주는 크랩·스테이크 등 ‘오더 메이드’ 존을 확대해 고객 친화형 매장으로 꾸민다. 마트에서 조리된 음식을 사다 먹는 간편먹거리족의 소비 패턴을 고려해 베이커리, 델리 품목은 매장 입구에 전면 배치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을 연내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2018년 8월 익스프레스 옥수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 159개점을 리뉴얼 오픈했다. 먹거리 원스톱 쇼핑을 위해 비식품 상품 수를 줄이고 집객력이 높은 밀키트, 샐러드 존을 늘리는 등 신선식품·간편식·가공식품 구색을 대형마트의 90% 수준으로 구성한 점포다. 

지난해 7월 리뉴얼 오픈한 대구 감삼점, 대전 괴정점의 경우, 오픈 당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 456%, 493% 신장했다. 지난해 리뉴얼을 완료한 56개 점포 매출도 평균 15% 신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공간을 살리는 게 중장기적인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경쟁력인 신선식품과 체험형 공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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