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만 장관급 관료를 한국 정부 행사의 연설자로 초청했다가 당일 취소 통보를 한 것에 대해 "제반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결정이 양안관계를 고려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최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대만과 비공식적 실질교류를 지속 증진해 나간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러한 우리 정부의 기본입장에 대해서는 우리 외교부는 물론 4차 산업혁명위 등 유관 부문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우 대변인은 "탕 장관이 '대만의 디지털 사회 혁신'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할 예정이었는데, 이 연설은 기후위기와 전염병에 대처하기 위해 기술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16일 행사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주최 측은 탕 장관의 예정됐던 연설이 취소됐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대만 외교부는 한국 측이 ‘양안 관계의 각 측면에 대한 고려’를 초청 취소 사유로 밝혔다고 전했다. 양안 관계란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중국과 대만 간의 관계를 말한다. 외교부는 이번 결정에 중국 정부의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의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국의 영토라 주장하며 최근 2년간 인근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대만 정부 관계자들이 타국과 공식적 교류를 하는 것에도 반대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친중 진영이 싹쓸이에 성공한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대변인은 입법회 선거에 대한 질문에 "홍콩은 우리나라와 밀접한 인적·경제적 관계를 갖고 있는 지역인 바, 우리나라는 이번 선거 등 홍콩 관련 동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이 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주의의 후퇴'라며 우려를 표명했는데 한국 정부도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G7 포함 국제사회의 동향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홍콩이 일국양제 하에서 고도의 자치를 향유하는 가운데 주민의 기본적 권리와 자유를 보장받으면서 안전과 발전을 지속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이 홍콩의 선거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 19일 실시된 홍콩 입법회 선거에서는 친중 진영이 전체 90석 중 89석을 휩쓸었다. 이에 대해 G7은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통해 우려를 표했고,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도 공동 성명을 내고 "홍콩 선거제도의 민주적인 요소가 무너진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