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예산안 처리를 마치고 '이재명표 입법' 완수에 나섰다. 사실상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된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 등 주요 법안은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가진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독주의 종착점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 전 '예산 화약고'인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될 전망이다. 다만,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코로나19 손실보상 규모로 100조원대 투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혀, 여야 합의로 추경이 이뤄질 여지도 있다. 추경 처리 시점은 내년 1월 임시국회가 유력하다.
민주당은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 법안 처리에 매진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해당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 △안건조정위원회 회부 △단독처리 등 의결 방식을 논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만나 최우선 과제로 약속한 이 법안은 이사회에 노동조합 대표 또는 이사를 파견하는 내용이다. 경제계가 입법 절차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헸지만, 이 후보가 책임 처리를 강조한 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장동 방지법'으로 불리는 개발이익환수법과 국회의원 면책특권 개선법, 전두환 재산 환수법, 농지 투기방지법 등도 임시국회 동안 중점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개발이익환수법은 도시개발법, 주택법 개정안과 함께 3법으로 묶여서 불린다. 하지만 국민의힘 반대로 홀로 의결되지 못했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6일 의원총회를 열고 개발이익환수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이 계속 반대할 경우 공공부문 노동이사제와 함께 패스트트랙 등을 동원해 처리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결국 입법 속도를 놓고 여야 갈등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추경 편성 논의도 넘어야 할 산이다. 대선 전후 추경 검토는 분위기상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종인 위원장은 전날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선 비상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추경에 무게를 실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약한 50조원 투입은 손실보상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진심이라면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아직 당 차원에서 논의된 추경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경을 하더라도 과도한 재정 지출에 따른 부담, 재정건전성 수준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총액 규모 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추경 편성은 내년 1월 중 임시국회에서 처리되는 게 가장 이상적인데, 기획재정부와 또 한번 충돌할 경우 처리를 예단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편성 확정까지 많은 시일이 소요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