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칼럼] 2022년 10대 트렌드 키워드는?

2021-1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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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다음 해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서적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온다. 소비 트렌드, 기술 트렌드, 비즈니스 트렌드, 라이프 트렌드, 문화 트렌드, 색채 트렌드 등 너무나 많은 트렌드가 있어서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다. 시중에는 각종 트렌드 서적들이 분야별로 나와 있어서 각각을 다 보기도 어렵고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트렌드를 잘 알고 대응해야만 한다.
 
필자는 언론사에서 다년간 트렌드 연구 및 서적을 집필했다. 올해도 웹발전연구소와 함께 시중에 나와 있는 트렌드 서적과 자료들을 종합하고, 2022년을 예측한 서적과 자료들을 면밀히 검토하여 ‘2022년 10대 트렌드 키워드’를 도출하였다. 분야별로는 메가 트렌드 2개, 비즈니스 트렌드 2개, 라이프 트렌드 2개, 기술 트렌드 2개, 문화 트렌드 2개 등 모두 10개를 2022년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하였다.
 
첫째, 메가 트렌드(Mega Trends)로서 ESG(환경·책임·투명경영)와 메타 사피엔스(Meta Sapiense)를 선정했다. 둘째, 비즈니스 트렌드(Business Trends)로서 애자일(Agile, Agility)과 코피티션(Co-opetition)을 꼽았다. 셋째, 라이프 트렌드(Life Trends)로서 진정성(authenticity)과 퀵커머스(Quick commerce)를 선택했다, 넷째, 기술 트렌드(Tech Trends)로서 초자동화(Hyperautomation)와 웹 3.0(Web 3.0)을 들었다. 다섯째, 문화 트렌드(Culture Trends)로서 평온(Serenity, Calm)과 벨벳 바이올렛(Velvet Violet)을 선택했다.
 
2022년 트렌드 중 가장 거대한 메가 트렌드는 ESG와 메타 사피엔스를 꼽을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국내외 정치·경제와 사회·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와 메타버스가 4차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혁명적인 변화로 다가오고 있다. ESG와 메타버스에 대해 언론과 일반인들의 관심은 매우 높은데 인식도는 낮아서 내용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선 개념 설명부터가 대부분 틀렸다. 웹, 서적, 칼럼, 인터뷰 등 거의 모든 자료가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뜻하는 말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ESG를 투자 관점에서 좁게 보면 맞지만, 넓게 보면 틀린 표현이다. “ESG는 조직의 지속 가능성 요소인 환경·책임·투명경영을 뜻하는 말이다”라고 설명하는 것이 맞다. 언론사는 한 곳을 제외한 거의 모든 언론이 ESG를 ‘환경·사회·지배구조’라고 잘못 표기하고 있다.
 
그동안 포노 사피엔스라는 말이 널리 쓰였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는 ‘스마트폰(smartphone)’과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인류)’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새로운 세대를 뜻한다. 포노 사피엔스라는 말은 영국의 경제주간지 더 이코노미스트가 2015년 2월 26일자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이후 2016년에 외국에서 ‘Phono Sapiens(포노 사피엔스)’라는 책이 나왔으며, 국내에서는 2019년에 ‘포노 사피엔스’라는 책이 나오면서 약 3년간 널리 쓰였다. 포노 사피엔스라는 용어는 이제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메타 사피엔스라는 용어에 그 자리를 물려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를 ‘포노 사피엔스’”라고 하는데, “메타버스가 낳은 신인류는 ‘메타 사피엔스’”라고 할 수 있다.
 
메타버스 시대의 신인류, ‘메타 사피엔스’ 시대가 오고 있다.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세대를 넘어 메타버스가 생활의 일부가 된 새로운 메타버스 세대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가 메타 사피엔스로 진화하는 시기에 접어든 것이다. 현재 우리 인류 대부분은 포노 사피엔스인데, 메타 사피엔스로 빨리 변화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미래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비즈니스 트렌드로서는 최근에 많이 쓰이는 ‘유연한’ ‘민첩한’을 뜻하는 애자일(Agile, Agility)이 더욱 널리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처럼 고착화된 조직으로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들은 유연한 조직을 추가하게 된다. 최신 비즈니스 트렌드로서 코피티션이 널리 확대될 것으로 에상되고 있다.
 
코피티션(Co-opetition: 협쟁)은 협력(cooperation)과 경쟁(competition)의 합성어다.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갈라지는 제로섬(zero-sum) 경쟁이 아니라 경쟁자들과 때로 협력하거나 경쟁하면서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방식이다.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는 현대식 경영전략으로 '적과의 동침'인 셈이다. 이 협쟁이라는 용어는 1944년 미국 수학자 존 폰 노이만과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오스카 모르겐슈테른이 공동으로 저술한 '게임이론과 경제행동'에 처음 선보였다.
 
라이프 트렌드로서는 진정성과 퀵커머스를 들 수 있다. 요즘 젊은 세대의 키워드는 진정성(authenticity)이라고 한다. 젊은 세대뿐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대상들이 진심으로 자신들을 대하고 있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확인한다.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변화로 퀵커머스(근거리 배송, 빠른 배송) 시장이 커지고 있다. 당일배송과 새벽배송을 넘어 시간 단위로 배송 전쟁이 심화되자 업종 간 협업은 물론 로봇 배달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퀵커머스 배송 품목도 커피부터 명품까지 세분화되는 추세다.
 
기술 트렌드 중에서는 초자동화와 웹 3.0이 가장 돋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화를 넘어 초자동화 시대가 다가온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많은 기업은 단순 업무의 자동화를 넘어 자동화할 수 있는 모든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초자동화(hyperautomation)’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초자동화를 지향하는 기업은 ‘자동화의 자동화’, 즉 자동화해야 할 작업을 인공지능(AI)을 통해 자동으로 찾는 지능형 프로세스 디스커버리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웹 3.0(Web 3.0)이란 컴퓨터가 시맨틱 웹 기술을 이용하여 웹페이지에 담긴 내용을 이해하고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지능형 웹 기술을 말한다. 지능화·개인화된 맞춤형 웹이다. 웹 3.0은 월드와이드웹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를 서술할 때 주로 사용되는 용어이다.
 
문화 트렌드로는 평온과 벨벳 바이올렛을 선정했다. 2년간 코로나 19에 지치고 사업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은 안정과 평온 및 힐링을 추구하게 된다. 또한 색채 트렌드 중에는 벨벳 바이올렛이 꼽혔다. 셔터스톡은 2022년 컬러 트렌드로 평온함을 주제로 카밍 코랄, 벨벳 바이올렛, 퍼시픽 핑크 등을 선정해서 발표했다. 보라색과 유사한 벨벳 바이올렛은 도발적인 매력으로 은은하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벨벳 바이올렛은 2022년 트렌드 컬러 중 가장 대담한 색상이며, 과장된 화려함 없이도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트렌드를 종합하면 수십 가지 키워드가 나오는데, 그중에서 ESG, 메타 사피엔스, 애자일, 코피티션, 진정성, 퀵커머스, 초자동화, 웹 3.0, 평온, 벨벳 바이올렛 등 10개를 선정했다. 이를 잘 파악하고 이해하여 조직과 개인의 2022년 계획을 수립하면 2022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이해하고 비즈니스를 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문형남 필자 주요 이력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 △매일경제 기자 △대한경영학회 차기 회장 △K-헬스케어학회 회장 △한국AI교육협회 회장 △웹발전연구소 대표이사 △국가ESG연구원 원장 △(사)지속가능과학회 공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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