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일부 지역 "지난해 델타 확산 절정기와 비슷"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월 30일(이하 현지시간) 오미크론이 발생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 분석이 초기 판단의 근거를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바이러스학 교수인 디난 필레이(Deenan Pillay)는 “(우리는) 아직도 오미크론에 대해서 모르는 것들이 많이 있다"면서 "남아공에서 나오는 실제 임상 데이터는 우리에게 첫 대답을 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FT는 "일단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하면, 오미크론의 빠른 전염력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오미크론 변종 확산이 나타난 남아공 가우텡 지역의 폐수처리장의 샘플을 분석 결과 11월 중반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가 델타 변이 확산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7월 수준까지로 이미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수처리장의 샘플 분석은 최근 바이러스 확산세를 파악하는 방법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우세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의 애드리안 퓨렌 집행이사 대행은 로이터에 "델타 변이를 이길 수 있는 변이가 있을까라는 것이 오래된 질문이었는데, 적어도 속도 면에서는 아마도 이 변이(오미크론)가 그 변이 같다"고 말했다. 퓨렌 대행은 몇 주 내 백신과 자연현성 항체가 오미크론 예방에 얼마나 효과를 내는지, 혹은 다른 변이보다 중증도 유발이 심한 지 여부를 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푸렌은 아직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됐는 지 이야기하기 힘들지만, 최근 가우텡 지역에서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조만간 우세종이 바뀔 수도 있다고 보았다. 29일 NICD는 코로나19 관련 2살 이하 입원환자가 크게 늘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아직 이것을 오미크론과 연결시키지는 이른 상황이라고 담당자는 언급했다. 오미크론 환산 이전부터 어환자가 늘어난 것이며, 일부 지역에서 10월부터 독감환자가 크게 늘어난 부분도 고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증도 유발 여부 "아직 판단 일러"
다만, 위험도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할만한 근거가 나오지 않고 있다. 오미크론은 50개가 넘는 변종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빠른 확산은 물론이고, 백신이나 기존 감염으로 인해 구축된 면역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백신 제조업체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8일 오미크론에 대해 기존 백신으로는 예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증도에 대해서는 실제 수치는 나와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아공에서 보고된 경미한 증상 보고에도 불구하고 위험성에 대해서도 아직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병원 입원환자는 늘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중증자를 많이 불러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사이자 남아공 NICD 전문가인 와실라 자삿은"그것은 지금을 더 심각한 상황에 대한 신호가 있는 것처럼 보지는 않지만, (판단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다"라면서 "중증환자의 비율은 매우 낮으며 나머지 유행병보다 낮으며, 입원자의 대다수는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아공의 전염병 권위자인 살림 압둘 카림 콰줄루나탈대·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역시 "비록 확실한 것은 없지만, 지금까지 나온 결과로는 확실한 경고 사인이 왔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좀더 많은 사례를 빨리 조사할 것이며 우리는 이미 초기 근거를 확보했다"면서 "오미크론의 중증도와는 상관 없이 향후 2주간 보건 시스템은 압박을 받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우텡 지역에서는 이미 한 주만에 코로나19 관련 입원환자가 580명으로 한 주 만에 2배로 불어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좀더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필레이 교수는 남아공은 젊은 인구의 비중이 높으며, 초기 오미크론이 퍼진 프레토리아 지역에는 대학가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젊은 층의 경우 나이 많은 이들에 비해 감염 뒤 중증으로 발전될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