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OTT 제휴할까, 자체 플랫폼 키울까"...고민 깊어진 이통3사

2021-11-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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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플랫폼 중시하는 SKT...LGU+는 해외 OTT 주력, KT는 '반반'

(왼쪽부터) 박정호 SK스퀘어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각 사 제공]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미디어 소비 핵심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이동통신 3사의 고민이 깊어졌다. 유료방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OTT 제휴가 필수지만, 자칫 자체 OTT 경쟁력을 잃는 자충수가 될 수 있어서다.

15일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SKT는 자체 OTT 웨이브 키우기에 힘쓰고 있다. 지난 1일 인적분할을 통해 웨이브를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 아래에 배치했다. 오는 2025년까지 1조원 규모의 금액을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HBO와 피콕 등 해외 미디어 사업자와 대규모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해외 OTT '애플 TV+'와 손잡았지만, 애플 TV+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는 아직 70여편에 불과해 웨이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대신 애플 TV+와 함께 도입한 셋톱박스 '애플 TV 4K'에 웨이브 앱을 탑재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KT는 해외 OTT와 제휴를 확대하는 동시에 자체 OTT '시즌'을 키우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KT는 지난 12일 디즈니+와 모바일 제휴를 시작했다. 아울러 미디어·콘텐츠를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거듭나기 위한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삼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1월 그룹의 콘텐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했고, 8월에는 시즌 담당 법인 KT시즌을 출범했다.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에 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디즈니+ 제휴가 시즌의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이용자 사이에서 여러 OTT 구독이 힘을 받는 만큼 시즌과 디즈니+가 공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진 KT 재무실장은 "OTT 가입 고객은 보고 싶은 콘텐츠에 따라 중복 가입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디즈니+ 출시가 (시즌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고 보지 않는다. 시즌은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채널을 차별화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 성장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해외 OTT 제휴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2018년 11월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데 이어 디즈니+와 인터넷TV(IPTV) 독점 제휴까지 체결했다. 해외 OTT를 앞세워 유료방송 경쟁력 강화에 나선 셈이다. 실제로 넷플릭스 효과로 2018년 하반기 IPTV 가입자 증가율이 13.5%를 기록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도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 'U+모바일tv'를 보유하고 있지만,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보다 외부 콘텐츠를 수급하고 혼합현실(XR) 등에 역량을 집중한다. 최창국 LG유플러스 홈미디어사업그룹장은 "(U+모바일tv를) 별도 OTT 사업으로 확장하는 것은 지금까지 한 것과 완전히 다른 문제다. 디즈니+나 국내외 OTT를 통해 고객에 대규모 영화·드라마를 제공하고, 별도로 저희가 운영하는 XR, 아이들나라, 아이돌라이브 등 서비스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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