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능한 폭등'… NFT 국내외 증시 휩쓴다

2021-11-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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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백신 및 진단키트, 전기차 관련 산업 등이 국내 증시를 주도한 데 이어 최근에는 NFT(대체불가토큰)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선제적으로 NFT 관련 사업을 진행한 기업의 주가가 최근 조정장 속에서도 급등했고 NFT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기업 역시 관련주로 분류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가상자산시장 이어 자본시장 휩쓴 NFT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에 고유한 인식 값이 적용돼 상호 교환할 수 없는 가상자산으로 희소성이 커지는 만큼 투자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갖게 된다.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의 경우 개당 가격이 동일하지만 NFT의 경우 다른 토큰과 교환할 수 없는 별도의 인식 값을 갖게 돼 토큰마다 가격이 달라지는 셈이다. 특유의 희소성 때문에 디지털 예술품이나 게임 아이템 등에 적용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NFT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올해 3월부터다.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이 지난 3월 10초 분량의 비디오 클립을 74억원에 판매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이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아내로 잘 알려진 가수 그라임스가 디지털 작품 NFT를 만들어 65억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올해 3월부터 NFT가 대중에 알려지면서 거래도 급격히 늘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올해를 NFT 시장 성장의 원년으로 평가하고 있다. NFT 분석업체 논펀저블(nonfungible)에 따르면 NFT 시장 거래대금 규모는 지난해 6683만 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3월부터 NFT가 큰 관심을 받으면서 9월까지 43억1000만 달러 수준으로 급격히 늘었다.

현재 NFT 시장에서 예술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게임을 비롯해 스포츠, 메타버스 등으로 활용 분야가 넓어질 수 있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도 NFT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실제 메타(옛 페이스북)를 비롯해 아마존, 나이키 등이 NFT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나이키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운동화 정보를 토큰화하는 NFT 관련 특허를 지난해 등록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타버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NFT 시장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NFT 랠리에 올라타는 국내 상장사들…주가 평균 98.16% 올라
 


국내에서도 NFT 투자를 진행 중이거나 예고한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거침없는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주로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기업들이 NFT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는 NFT 관련주로 꼽히는 11개 종목의 주가는 지난달부터 이달 11일까지 평균 98.16% 급등했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가 3068.82에서 2924.92로 4.69%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눈에 띄는 상승률이다.

게임빌의 경우 주가가 3만7550원에서 15만8500원으로 322.10% 급등했고 갤럭시아머니트리 주가는 5840원에서 1만6800원으로 187.67% 올랐다. 이 밖에 △위메이드(157.71%) △서울옥션(78.69%) △자이언트스텝(74.71%) △다날(65.49%) △블루베리 NFT(57.26%) △아프리카TV(46.41%) △카카오게임즈(41.55%) △하이브(30.32%) △초록뱀컴퍼니(17.80%) 등도 모두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위메이드는 NFT 관련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위메이드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 글로벌 버전에 NFT 기술을 적용해 유저가 특정 재화를 가상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위메이드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들도 NFT 사업을 전개 중이거나 관련 사업 계획을 발표한 곳이다. 갤럭시아머니트리의 경우 자회사 갤럭시아메타버스를 통해 NFT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아프리카TV는 연내 NFT 마켓에 진출하기로 했다. 서울옥션은 자회사 서울옥션블루를 통해 NFT 콘텐츠 개발 등을 위해 두나무와 관련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NFT 열풍에 정점을 찍은 종목은 게임 대장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1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오랜 기간 동안 게임 내 NFT 적용을 준비해왔다며 내년 중 관련 게임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엔씨소프트는 이날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26일 '블레이드앤소울2' 흥행 실패로 주가가 15.29% 급락해 70만9000원으로 마감한 뒤에도 추가 하락세가 지속돼 이달 10일까지도 60만5000원에 불과했는데 그동안의 낙폭을 NFT 이슈로 하루 만에 만회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NFT가 메타버스와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해 새로운 경제 체계를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NFT 시장에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NFT가 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했고 실생활과 각종 산업에 기술이 적용되고 있고 메타버스 내 경제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지나치게 오른 점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NFT가 아직 성장 초기 단계인 데다 관련 기업들의 실적 기여도를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가파른 가격 상승이 우려스럽긴 하지만 메타버스 공간에서 재화 및 거래 주체로 NFT가 자리 잡게 되면 메타버스의 활용도 또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경탁 연구원은 "이제 막 NFT에 대한 가치가 형성되기 시작한 초기 시장이고 가능성이 있는 곳에 시장의 유동성이 크게 반응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수많은 변수에 따라 시장이 빠르게 냉각될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NFT 기술과 이를 활용하는 산업적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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