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노래가 울려 퍼진다. 입구에는 아침부터 긴 줄이 만들어졌다. 주말인 2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시 제벨알리 내 '2020 두바이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한국관. 33도를 오가는 더위에도 관람객들은 줄서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지난 10월 1일 '2020 두바이월드엑스포'가 개막했다.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행사로 꼽히는 월드엑스포는 5년에 한 번씩 열린다. 두바이월드엑스포는 2020년에 개막해야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해 올해 열렸다.
줄 서서 기다리는 K팝 공연…'오징어 게임'도 인기
주제에 걸맞게 한국관은 개방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출입문을 비롯한 문이 없다. 몇몇 시설을 제외하면 마당처럼 열려 있는 공간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국가관보다 다소 덥다. 하지만 관람객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공연을 운영하는 CJ ENM 관계자는 "매번 많은 관람객이 찾고,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한다"며 "공연 때마다 찾아오는 팬들도 생겼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오후에 개최하는 달고나 뽑기와 딱지치기 게임 등도 인기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흥행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은 UAE에서도 넷플릭스 프로그램 1위다.
현장을 찾은 김윤일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부산 유치를 위한 조직 구성을 마쳤다"며 "선정 투표 회원국들에 부산을 인상적으로 보여줄 프레젠테이션(PT)과 현지 실사를 잘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밤이 되면 스핀큐브가 일제히 빛을 내며 회전한다. SMART KOREA(스마트 코리아)·2030 BUSAN EXPO(부산 엑스포) 등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태극 문양을 만들기도 한다.
안유석 두바이월드엑스포 한국관 관장은 "지난 1일 개관 이후 지금까지 관람객이 10만여명에 기록하고 있다"며 "21일에는 9000명이 방문하며 하루 방문객 기준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 강조한 중국관…무인자동차도 눈길
두바이월드엑스포는 내년 3월 31일까지 6개월간 열린다. 두바이시 외곽 제벨알리에 만든 전시장 규모는 서울 여의도의 2배에 달한다.
이번 엑스포는 '마음의 연결, 미래의 창조(Connecting Minds, Creating the Future)'라는 주제 아래 △기회(Opportunity) △이동성(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3개 소주제로 국가관이 나누어져 있다. 총 191개국이 소주제별로 국가관을 꾸며 운영한다. 우리나라는 '이동성'을 주제로 참여 중이다.
주요 2개국(G2) 가운데는 중국만 참가했다. 그러다 보니 두바이월드엑스포를 찾은 관람객들 관심도 높다.
실제 23일 저녁에도 중국관 앞에는 대기 줄이 상당했다. 중국은 '기회' 구역에 대규모 국가관을 만들었다. '인류를 위한 공동의 미래로 공동체 건설-혁신과 기회'라는 주제에 '중국의 빛'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중국관은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색을 주요 색으로 내세웠다. 특히 1층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영상과 사진으로 채웠다. 시 주석 커다란 오성홍기를 옆에 두고 중국을 홍보한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과 2층에서는 위성을 비롯한 중국 우주개발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보여준다.
이어 스마트시티와 고속철도, 무인자동차 등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산업 현황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장 한쪽에는 중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상하이자동차그룹의 무인자동차 콘셉트카도 놓여있다. 관람객들은 이 차량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
모든 관람을 마치고 다시 1층으로 내려오면 대나무 숲에 있는 커다란 판다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패럴림픽' 홍보물이다. 홍보물 맞은 편에는 중국 관련 기념품을 살 수 있는 매장도 뒀다.
중국관이 매일 저녁 펼치는 라이트쇼도 인기다. 큰 빛을 하늘 높이 쏘아 올려 중국관은 물론 인근 국가관을 찾은 관람객 시선도 사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