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네임'을 본 젊은 친구들이 '나 50대 아저씨 좋아하네'라고 댓글을 남기더라고요. 충격적이었어요. 놀랍기도 하고요. 하하하. 난감하더라고요."
겸연쩍게 말했지만, 아마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네임'(감독 김진민)의 시청자라면 크게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극 중 최대 마약밀매 조직 동천파의 보스 '최무진' 역을 맡은 박희순에게 '섹시함'을 느꼈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드라마 '마이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 분)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리고 있다. 지난 15일 넷플릭스 공개 후 TV쇼 부문 월드 3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극 중 박희순이 연기한 '최무진'은 조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인물이지만 친구의 딸 '지우'에게만큼은 약한 면모를 보이는 캐릭터다. 고전적인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그의 비밀이 드러날 때마다 안타까움을 드러내곤 했다.
"그동안 누아르 장르 영화에 많이 출연했어요. 유사한 작품, 배역도 있었지만 '마이네임' 속 '최무진'은 그야말로 제대로 된 건달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심리적, 내면적으로 굉장히 복잡한 인물이기 때문에 도전해서 성공시킨다면 정말 보람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멋진 캐릭터였죠. 김바다 작가님을 처음 뵙고 '감사하다'라고 할 정도로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무진'은 입체적인 인물이다. 다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비밀을 간직한 채 극단을 달려 자칫하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기 힘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박희순은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을 설득시켰고, '최무진'을 이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한국적인 감성을 건드려보고 싶었어요.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정(情)이나 한(恨), 슬픔 같은 것들이오. 다른 민족보다 더욱 세고 강한 것 같아서 그걸 건드려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간 극악무도한 악인은 많았지만, 복합적인 감정을 오가고 번뇌하는 캐릭터는 드물었으니까요."
그의 말대로 시청자들은 '최무진'의 감수성에 반응했다. 기존 악인들과 다른 결을 가진 '최무진'은 한국 시청자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다.
"시청자들이 흔히 봤던 아메리칸 싸이코와 다른 결이라서 (반응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아메리칸 사이코'는 보통 냉철하고 피도 눈물도 없이 직진만 하는데 '마이 네임' 속 '최무진'은 많이 흔들리고 있으니까요. 극악무도하고 나쁜 인물이지만 상황마다 번민하고 흔들리죠. 이런 악인의 모습을 새롭게 느끼신 것 같아요."
그는 '최무진'을 연기하며 두 가지를 염두에 뒀다. 바로 '거짓된 진실'과 '진실된 거짓'이었다.
"시청자가 어떤 게 진실이고 어떤 게 거짓인지 판단할 수 없게끔 만들고 싶었어요. 시청자들이 각자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만들고 싶었죠. 한 가지 감정만으로 연기하지 않았어요. (연기)모니터하면서도 '어떤 감정이 더 셌지?' '뭐가 맞는 거지?' 혼란을 느낄 정도로 여러 마음을 가지고 연기했어요."
악인이지만 매력적인 인물이라며 '최무진'에 관한 칭찬이 쏟아졌고, 박희순은 "작가님 덕"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애초 김바다 작가가 '최무진'을 섹시하고, 매력적인 인물로 구성해놓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답변이었다.
"김바다 작가님은 '최무진'을 기존 건달처럼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상스럽고 거친 면이 있는 마초 같은 모습이오. 나쁘지만 멋지고, 멋지지만 소름 끼치는 악인을 그리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 쓰신 '최무진'이 제게 동화되었고요. 유난히 여성 시청자들이 '최무진'을 좋아해 주시는 건 그런 이유인 것 같아요."
김바다 작가는 '최무진' 역에 배우 박희순이 일순위였다고 말했다. "모든 작가가 으레 하는 말"이라고 했지만 김 작가의 응원에 큰 힘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감정이 복잡한데 대사가 별로 없는 어려운 캐릭터라서 제가 꼭 필요했다고 하시더라고요. '희순씨 눈이 사연을 가지고 있다'면서요. 하하하. 그 말이 제게 큰 힘이 됐어요."
박희순의 액션 연기도 큰 화제가 됐다. 그는 "'마이네임' 출연진 중 부상 없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배우들이 열정적으로 액션 연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연습할 때는 주로 체력 훈련을 했어요. 현장에 가면 액션 합이 많이 바뀌곤 하거든요. 같은 이유로 부상도 달고 살고요. 특히 '강재'(장률 분)와 싸우는 장면을 찍을 땐 손가락이 제대로 꺾여서 아직 고생 중이에요. 손가락이 쉽게 낫지 않더라고요. 배우들 모두 고생 많이 했어요. 저는 손가락을, 장률씨는 다리를 접질렸고요. 그야말로 (액션 장면을 찍으려) 사투를 벌였죠. 그게 연기에도 묻어나온 것 같고요."
'최무진'은 조직을, 자신을 배신한 친구를 죽이고 그의 딸 '지우'를 거두며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지우'가 자신을 찾아왔을 때, '최무진'은 그의 분노를 받아들인다.
"마지막 '지우'와 일대일 액션을 펼치는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시청자분들도 그 장면을 두고 많은 해석을 남겨주셨더라고요. 해석 중 맞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는데 다양한 의견과 해석이 나와서 정말 좋았어요."
박희순은 '지우' 역을 연기한 한소희에 관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그녀의 집중력은 정말 놀라웠다"며 한소희의 미래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소희의 연기를 보고 많이 놀랐어요. 집중력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김진민 감독은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감정을 뽑아내는 데 정평이 난 감독인데 소희와 정말 잘 맞았던 거 같아요. '지우'가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 현관문 앞에서 오열하는 장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잘 해내겠다는 믿음이 있었죠. 이후에는 '지우' 캐릭터를 잘 잡아서 일사천리로 이뤄냈고요."
그는 언더커버 장르(비밀리에 하는 조사, 첩보 활동 등을 벌이는 소재나 장르)인 '마이네임'의 최고 강점으로 "한소희"를 꼽기도 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죠. 여성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심리 묘사가 강하게 전달되고 감정 이입도 쉬워요. 그리고 이 모든 건 소희가 잘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죠."
그는 누아르 장르, 악인의 최정점을 찍었으니 '최무진'을 쉽게 떠나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범죄 조직 보스, 악역은 많이 했었는데 이 정도까지 최대치로 뽑아낸 건 처음인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만큼 다 해봤으니 이제 졸업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쉽게 (역할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겸연쩍게 말했지만, 아마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네임'(감독 김진민)의 시청자라면 크게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극 중 최대 마약밀매 조직 동천파의 보스 '최무진' 역을 맡은 박희순에게 '섹시함'을 느꼈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극 중 박희순이 연기한 '최무진'은 조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인물이지만 친구의 딸 '지우'에게만큼은 약한 면모를 보이는 캐릭터다. 고전적인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그의 비밀이 드러날 때마다 안타까움을 드러내곤 했다.
"그동안 누아르 장르 영화에 많이 출연했어요. 유사한 작품, 배역도 있었지만 '마이네임' 속 '최무진'은 그야말로 제대로 된 건달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심리적, 내면적으로 굉장히 복잡한 인물이기 때문에 도전해서 성공시킨다면 정말 보람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멋진 캐릭터였죠. 김바다 작가님을 처음 뵙고 '감사하다'라고 할 정도로요."
"한국적인 감성을 건드려보고 싶었어요.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정(情)이나 한(恨), 슬픔 같은 것들이오. 다른 민족보다 더욱 세고 강한 것 같아서 그걸 건드려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간 극악무도한 악인은 많았지만, 복합적인 감정을 오가고 번뇌하는 캐릭터는 드물었으니까요."
그의 말대로 시청자들은 '최무진'의 감수성에 반응했다. 기존 악인들과 다른 결을 가진 '최무진'은 한국 시청자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다.
"시청자들이 흔히 봤던 아메리칸 싸이코와 다른 결이라서 (반응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아메리칸 사이코'는 보통 냉철하고 피도 눈물도 없이 직진만 하는데 '마이 네임' 속 '최무진'은 많이 흔들리고 있으니까요. 극악무도하고 나쁜 인물이지만 상황마다 번민하고 흔들리죠. 이런 악인의 모습을 새롭게 느끼신 것 같아요."
그는 '최무진'을 연기하며 두 가지를 염두에 뒀다. 바로 '거짓된 진실'과 '진실된 거짓'이었다.
"시청자가 어떤 게 진실이고 어떤 게 거짓인지 판단할 수 없게끔 만들고 싶었어요. 시청자들이 각자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만들고 싶었죠. 한 가지 감정만으로 연기하지 않았어요. (연기)모니터하면서도 '어떤 감정이 더 셌지?' '뭐가 맞는 거지?' 혼란을 느낄 정도로 여러 마음을 가지고 연기했어요."
"김바다 작가님은 '최무진'을 기존 건달처럼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상스럽고 거친 면이 있는 마초 같은 모습이오. 나쁘지만 멋지고, 멋지지만 소름 끼치는 악인을 그리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 쓰신 '최무진'이 제게 동화되었고요. 유난히 여성 시청자들이 '최무진'을 좋아해 주시는 건 그런 이유인 것 같아요."
김바다 작가는 '최무진' 역에 배우 박희순이 일순위였다고 말했다. "모든 작가가 으레 하는 말"이라고 했지만 김 작가의 응원에 큰 힘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감정이 복잡한데 대사가 별로 없는 어려운 캐릭터라서 제가 꼭 필요했다고 하시더라고요. '희순씨 눈이 사연을 가지고 있다'면서요. 하하하. 그 말이 제게 큰 힘이 됐어요."
박희순의 액션 연기도 큰 화제가 됐다. 그는 "'마이네임' 출연진 중 부상 없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배우들이 열정적으로 액션 연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연습할 때는 주로 체력 훈련을 했어요. 현장에 가면 액션 합이 많이 바뀌곤 하거든요. 같은 이유로 부상도 달고 살고요. 특히 '강재'(장률 분)와 싸우는 장면을 찍을 땐 손가락이 제대로 꺾여서 아직 고생 중이에요. 손가락이 쉽게 낫지 않더라고요. 배우들 모두 고생 많이 했어요. 저는 손가락을, 장률씨는 다리를 접질렸고요. 그야말로 (액션 장면을 찍으려) 사투를 벌였죠. 그게 연기에도 묻어나온 것 같고요."
'최무진'은 조직을, 자신을 배신한 친구를 죽이고 그의 딸 '지우'를 거두며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지우'가 자신을 찾아왔을 때, '최무진'은 그의 분노를 받아들인다.
"마지막 '지우'와 일대일 액션을 펼치는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시청자분들도 그 장면을 두고 많은 해석을 남겨주셨더라고요. 해석 중 맞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는데 다양한 의견과 해석이 나와서 정말 좋았어요."
박희순은 '지우' 역을 연기한 한소희에 관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그녀의 집중력은 정말 놀라웠다"며 한소희의 미래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소희의 연기를 보고 많이 놀랐어요. 집중력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김진민 감독은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감정을 뽑아내는 데 정평이 난 감독인데 소희와 정말 잘 맞았던 거 같아요. '지우'가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 현관문 앞에서 오열하는 장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잘 해내겠다는 믿음이 있었죠. 이후에는 '지우' 캐릭터를 잘 잡아서 일사천리로 이뤄냈고요."
그는 언더커버 장르(비밀리에 하는 조사, 첩보 활동 등을 벌이는 소재나 장르)인 '마이네임'의 최고 강점으로 "한소희"를 꼽기도 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죠. 여성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심리 묘사가 강하게 전달되고 감정 이입도 쉬워요. 그리고 이 모든 건 소희가 잘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죠."
그는 누아르 장르, 악인의 최정점을 찍었으니 '최무진'을 쉽게 떠나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범죄 조직 보스, 악역은 많이 했었는데 이 정도까지 최대치로 뽑아낸 건 처음인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만큼 다 해봤으니 이제 졸업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쉽게 (역할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