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리스 시장에 자리 편 렌털업체… 가구업계 ‘구독경제’ 맞불

2021-10-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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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털 1위 코웨이,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 3위로 우뚝

시몬스ㆍ씰리침대, 구독경제 접목한 장기 할부 결제 도입

시몬스는 2018년 업계 최초로 구독경제 멤버십 서비스인 ‘시몬스페이’를 도입했다. [사진=시몬스]



가구업계에 ‘구독경제’ 바람이 불고 있다.

침대업체들이 매트리스 장기 할부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구독경제 경쟁이 가속화 하고 있다. 전문 렌털(대여)업체들이 매트리스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자 가구만 판매하던 기존 업체들도 렌털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씰리침대는 최근 구독경제를 접목한 서비스인 ‘씰리페이’를 선보였다. 씰리페이를 이용하면 최대 60개월까지 장기 할부 결제가 가능하고, 월 1만3000~2만5000원의 할인이 적용돼 일반 결제 대비 최대 53%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상가 295만원인 매트리스 ‘프레리 플러쉬’ 퀸 사이즈 제품을 씰리페이를 통해 할부 결제하면 60개월간 월 3만4000원에 사용할 수 있다. 납부 총액(204만원)으로 따지면 일반 결제 대비 91만원 저렴한 셈이다.

앞서 시몬스침대도 구독경제 멤버십 ‘시몬스페이’를 선보였다. 시몬스페이는 최대 3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 결제 방식으로, 카드사에 지급하는 할부 이자를 시몬스가 전액 부담한다.

2018년 말 도입된 시몬스페이는 시행 1년 만에 누적 결제액 250억원을 기록했고, 이후로도 매년 5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결제액은 400억원을 돌파하며 전체 매출(1530억원)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장기 할부 결제 서비스는 벤츠‧포르쉐 등 일시불 결제가 부담스러운 차량 판매를 위해 수입 자동차 업계에서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최근 고가 매트리스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침대업계에서도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이 같은 결제 방식을 다각도로 활용하고 있다.
 

코웨이는 매트리스 렌털 서비스인 ‘슬립케어 매트리스’ 사업으로 시장 3위 사업자로 우뚝 섰다. [사진=코웨이]



매트리스 시장에서 약진하는 렌털업체에 대한 반격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렌털업계 1위인 코웨이는 침대업체인 에이스‧시몬스에 이어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1년 매트리스 렌털 서비스인 ‘슬립케어 매트리스’ 사업을 시작한 코웨이는 지난해 아이오베드를 인수하며 제품군을 강화했다. 해당 사업군에서만 연평균 약 30%의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엔 2214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처럼 렌털업계가 매트리스 시장을 파고들자 침대업체들도 구독경제 서비스로 역공에 나선 상황이다. 침대 업체들의 구독경제 강화에 실제 코웨이의 올 상반기 매트리스 렌털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시몬스 관계자는 “렌털의 경우 월 납입금에 이자 비용이 포함돼 있고 할부 기간도 길어 납부 총액이 프리미엄 침대 구매 가격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이와 달리 시몬스페이는 소비자들에게 금융 이자, 등록비, 해지 수수료 등의 각종 부대 비용을 전가하지 않는다”며 “렌털업계가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소위 가성비로 대표되는 렌털의 장점이 어느 정도 희석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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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매트리스를 시작으로 가구업계와 렌털업계의 영역 충돌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렌털 사업은 침대뿐 아니라 가구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렌털 업체들의 진입으로 가구의 정기적인 교체와 전문적인 관리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가구업계 1위 한샘은 2019년 말 종합관리 서비스 ‘한샘 홈케어’를 출시했고, 올 초엔 구독전용 매트리스 브랜드 ‘이지8’을 출시하며 렌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소업체들도 렌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코아스는 지난해부터 사무용·가정용 가구 렌털 사업에 나섰고, 호텔·리조트 전문업체 대명소노그룹도 매트리스 렌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경제 트렌드에 따라 가구 시장에서도 렌털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렌털 1위인 코웨이와 가구 1위인 한샘이 정면으로 맞붙게 됐다”며 “매트리스를 시작으로 더 많은 영역에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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