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기숙사형 청년주택 전세대출 제도 개선’을 보고 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대출 실수요자 보호보다는 가계부채 관리에 방점을 찍어 왔다. 하지만 청년층 중심으로 지나친 대출 규제에 대한 논란이 일자, 속도조절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기숙사형 청년주택에 입주하는 청년들도 주택도시기금(청년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이나 시중은행 재원의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선했다.
입주자들은 월세 부담을 덜기 위해 보증금을 증액해 월세로 전환하는 제도를 활용해왔다.
이 제도의 경우, 주거비가 월 10만~20만원 감소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최근 공부상 용도가 ‘기숙사’인 청년주택이 구분등기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어 입주예정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에 국토부는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조치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기금대출업무 시행세칙’을 개정해 이달부터 기숙사 입주청년들도 우리·기업·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에서 저렴한 기금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숙사 입주자가 기금대출대상이 아닐 경우에도 시중은행 재원의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 매뉴얼을 개정해 오는 17일부터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같은 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6%대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차주 단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확대 등 지난 7월부터 시행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철저한 이행과 함께 추가 대책도 마련 중에 있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증가세를 보이는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금융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강도 높은 대응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비상금융 조치들은 단계적으로 정상화해 나가되,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선별적인 지원을 지속해 ‘위기극복’과 ‘금융안정’을 균형 있게 달성하겠다”면서 “DLF(파생결합펀드)·사모펀드 사태에 대응해 사모펀드의 판매에서 운용에 이르기까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2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민생경제장관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여파로 신용등급과 소득이 낮아진 국민들을 위한 새로운 정책서민금융 상품이 필요하다”며 기존의 확장적 재정 기조와 함께 정책서민금융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6월 28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도 “선제적인 물가안정 노력으로 서민생활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면서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