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디지털사회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이러한 경향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또, △고령화 및 만성질환자 증가로 의료비 지출 확대 △의료데이터 급증 △스마트 기기 대중화 등도 디지털 치료제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2020년 21억달러(약 2조3478억원) 정도다. 이 업체는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연평균 26.7% 규모로 성장해 2025년에는 69억달러(약 7조7142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크게 독립형, 증강형, 보완형의 3가지 유형이 있다. 독립형은 다른 약물의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질병을 치료하도록 설계된 치료제다. 대표적으로 약물중독 인지행동요법 치료제인 페어 테라퓨틱스의 리셋(reSET)이 있다.
증강형은 기존 치료법과 함께 사용해 치료 효과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오츠카제약과 프로테우스 디지털 헬스사가 같이 만든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Abilify Mycite)가 있다. 이는 센서가 내장된 조현병, 조울증 치료 알약으로, 스마트폰으로 약 복용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보완형은 비만이나 고혈압 같은 생활 습관 및 행동 요인이 중요한 질병 상태를 자가관리하거나 개선하는 목적으로 제작된 형태다. 대표적으로 당뇨관리 앱인 로슈의 마이슈거(mySugr)가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10종이 넘는 디지털 치료제가 FDA 허가를 받고 환자에게 사용 중이다. 일본은 지난해 금연 치료 앱이 출시된 데 이어 고혈압 치료 앱도 승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앱을 개발한 회사는 2022년 승인 및 보험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최근 알츠하이머 디지털 치료제 비교임상시험연구를 시작했으며, 에임메드는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뉴냅스는 시야 장애 개선 디지털 치료제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서울병원은 상급병원 중 유일하게 디지털 치료센터를 설립하고 디지털 치료제 개발과 상용화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효과 입증, 개인정보 활용, 건강보험 급여 적용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산적해 있다. 특히 수가 문제는 디지털 치료제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이와 관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관련 보고서를 통해 "각 국가의 의료보장 제도 현황을 고찰해 국내 건강보험 적용 가능성을 타진했다"라며 “디지털 치료제는 비교 가능한 유사 행위가 명확하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향후 디지털 치료제를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실사용 데이터 수집 및 근거 창출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정 기준 이상의 근거를 갖춘 디지털 치료제들이 의료현장에서 사용된다면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시장인 만큼 정부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