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전국 연립주택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4.66%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2.61%)을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작년 빌라 매매가 상승률(6.47%)을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월간 오름폭이 다소 축소되던 빌라 매매가는 지난 6월 0.22%에서 7월 0.59%로 상승 폭을 키운 데 이어 지난달에는 0.82% 올라 올해 최고 상승률을 경신했다.
시장에선 전국적인 아파트값 상승에 따른 '풍선효과'로 빌라 매매가까지 오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아파트 구매력에 제한을 받으면서 빌라라도 구입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빌라 매매가 상승률도 지난 6월 0.22%에서 7월 0.63%, 8월 0.73%로 2개월 연속으로 오름폭을 키우며 올해 1∼8월 누적 상승률이 4.73%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상승률(2.77%)의 1.7배 높은 수치다.
경기와 인천 또한 올해 1∼8월 빌라 가격 상승률이 각각 6.02%, 6.24%로 집계돼 작년 같은 기간 상승률인 4.84%, 2.23%를 웃돌았다.
특히 올해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인천은 빌라 매매 가격 상승률이 작년 연간 상승률(4.85%)을 이미 추월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빌라 가격 상승세는)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후폭풍"이라며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비싸지고 전셋값마저 오르자 빌라라도 마련하려는 무주택자들의 불안 심리가 매매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서울에서는 빌라가 아파트보다 많이 팔리는 기현상이 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주택 시장 수요자들이 절대적으로 빌라보다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에 아파트 거래가 빌라보다 2∼3배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계약일 기준)는 △1월 5838건 △2월 4479건 △3월 5147건 △4월 5713건 △5월 6020건 △6월 5486건 △7월 4859건 △8월 4112건 △9월 1189건으로, 매달 아파트 거래량을 넘어섰다.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1월 5798건 △2월 3874건 △3월 3789건 △4월 3667건 △5월 4897건 △6월 3945 △ 7월 4698건 △8월 3858건 △9월 412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빌라라도 사지 않으면 더 이상 집을 살 수 없을 것이란 불안심리가 빌라 거래량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엔 재개발 가능성이 있다고 거론되는 곳을 중심으로 억 단위로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