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올 추석 연휴도 '미래 사업 구상'…해외 아닌 국내서

2021-09-0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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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명절 현장 경영' 등 대외 활동 자제

이번 추석 연휴에는 대부분 대기업의 총수들이 국내에 머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미래 사업 구상을 위해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연휴 동안 차분히 자택 등에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규 사업과 새로운 사업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다. 머지않은 연말 인사와 내년 사업 전략 수립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 대기업 총수들의 관심사는 반도체·배터리·수소·전장·AI(인공지능) 등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과 미래 신수종 발굴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240조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조용히 자택에서 미래 사업을 구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2014년부터 명절 때마다 해외 출장길에 올라 사업장을 방문하거나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하는 등 '명절 현장 경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설 연휴에 중남미 출장을 다녀온 것을 마지막으로 작년 추석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내에 머물렀고, 올해 설날은 연초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옥중에서 지냈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13일 반도체·백신 등의 특명을 받고 가석방되면서 이후 경영 행보에 재개의 관심이 쏠렸으나 지금까지 회사 현안은 챙기지만, 대외 공식 활동은 자제하는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제2파운드리 공장 후보지 선정이 임박하면서 이번 추석 때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취업제한 논란 등을 고려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를 이용해 반도체 투자 현안을 챙기면서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글로벌 인수합병(M&A) 계획을 점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현재 모바일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의 경영진단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사업 및 인력 재편 방향,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신규 사업계획 등을 모색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하반기 사업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는 등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반도체 수급 상황과 생산 차질 여부를 점검하고 해외 주요 권역별 판매 상황 등도 살펴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모든 상용차 신모델을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로만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또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1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에 따라 전동화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 회장은 이 같은 친환경 전략의 추진 상황을 살피고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도 챙겨볼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 역시 국내에 머물며 하반기 경영을 구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다음 달 열리는 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앞두고 경영 화두 등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CEO 세미나는 SK그룹의 대표적인 연례행사로, SK그룹은 CEO 세미나에서 그해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다음 해 경영 전략을 논의해왔다.

작년 행사에서 최 회장은 신뢰받는 파이낸셜 스토리로 더 큰 도약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도사'로 불리는 최 회장은 6월 열린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넷제로(탄소중립)는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그룹 전반적으로 넷제로를 앞당길 것을 주문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연휴 동안 탄소중립 실현과 수소사회 구현 등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반도체·배터리 등 사업 전반을 점검할 전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자택에 머물며 전자·배터리·화학·전장 등 경영 현안을 챙기고 미래사업 구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 등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 준비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도 특별한 외부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며 미래 사업을 구상한다.

한화가 주력으로 하는 우주항공과 수소·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의 진행 상황 등을 챙기면서 급변하는 환경에 맞물린 미래 사업 전략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특별히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경영 구상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그룹의 최대 경영 화두 중 하나인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전략 등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전날 GS그룹과 회동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사업구조 개편은 이제 기업 경영의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이달 초 포스코 포럼에선 임원들에게 "친환경 소재 전문의 100년 기업으로 가기 위해선 사업 및 성장 방식, 생각과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 비춰 기업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투자와 신사업 등을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기업인 신년인사회 자리에 모인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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