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남성이 사회복지사인 아내가 직장 상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글을 올렸다. 사건은 '갑질 성폭행'으로 세간에 알려지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그런데 가해자로 지목된 복지센터 대표 A씨가 피해자 B씨와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은 대화 파일을 제출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성폭행죄, 카톡 다정한 대화와 관계없어
그러나 두 사람의 카카오톡 내용이 피의자인 A씨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해서 성폭력 혐의가 배제된 것은 아니다. A씨는 현재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및 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형법 303조(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는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해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해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강제추행은 형법 제298조에 의거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해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대법원은 지난해 직장 후배가 거부감을 표시하는데도 상사가 성적인 농담 등을 계속 하는 것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추행죄 성립에 가해자의 말과 행동이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했는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임지석 해율 대표변호사는 "이번 사건 핵심은 카카오톡 내용이 아니라 성폭행 시 위력(강제성) 사용 여부"라며 "A씨와 B씨가 실제로 어떤 관계인지는 경찰에서 수사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전남 나주경찰서 측 역시 "(카카오톡) 대화와 별개로 성관계에서 위력이 행사됐는지에 대해 신중히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