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가 26일 폭탄을 맞았다. 중국 공산당 규제 우려와 미·중 갈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까지 줄줄이 겹치면서 주요 지수가 2%대 폭락장을 연출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2.96포인트(2.34%) 하락한 3467.44로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선전성분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7.72포인트(2.65%) 미끄러진 1만4630.85로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8.64포인트(2.84%) 급락한 3371.23으로 장을 닫았다. 상하이판 '나스닥' 커촹반 추적 지수인 커촹50지수 역시 6.51포인트(0.42%) 하락한 1556.98에 거래를 마쳤다.
조선(2.68%), 차신주(1.38%), 비철금속(1.14%), 유리(0.91%), 발전설비(0.53%), 전자(0.49%) 등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주류(-6.86%), 의료기기(-6.49%), 호텔 관광(-4.20%), 바이오제약(-4.09%), 금융(-3.63%), 미디어·엔터테인먼트(-2.98%), 시멘트(-2.73%), 자동차(-2.72%), 가전(-2.49%), 개발구(-2.46%), 부동산(-2.13%), 전자 IT(-2.11%), 식품(-2.08%), 제지(-2.03%), 교통 운수(-1.89%), 석유(-1.22%), 항공기(-1.21%), 환경보호(-1.03%), 전력(-0.94%), 석탄(-0.91%), 철강(-0.85%), 가구(-0.46%), 화공(-0.11%) 등이다.
중국 당국이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이어 사교육과 부동산으로까지 규제를 확대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중국은 사교육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금지하고, 외국자본의 투자도 막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중국이 사교육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1000억 달러(약 115조원)가 넘는 규모의 중국 사교육 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교육 관련 기업의 주가가 뉴욕과 홍콩 증시에서 50% 이상 급락했다.
부동산에 대한 규제 고삐도 바짝 조이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중국 펑파이신문 등 현지 언론들은 앞서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이 대출 기관들에 대해 생애 첫 주택구매자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증시를 끌어내렸다. 양국 고위 외교 당국자들이 만나 갈등을 좁힐 수 있는 생산적인 대화가 오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이날 개최된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는 날선 발언이 오갔다.
대미 업무를 담당하는 셰펑(謝鋒) 부부장(차관급)은 이날 중국 톈진에서 열린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의 회담에서 미국이 중국을 억제해 이득만 얻으려 한다면서 양국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진 건 온전히 미국 탓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확산세도 증시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 한동안 진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 확산세가 중국 전역으로 확대돼 집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6일 0시 기준 전국 31개 성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6명 발생했다며 이 중 50명이 본토 확진자라고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미얀마 접경인 윈난성 위주로 확진자가 나왔는데, 지난 21일부터 장쑤성 난징에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에 난징시는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모두 봉쇄하고 전 시민 약 900만명에 대해 2차 핵산 검사에 돌입한 상태다.
한편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은 6.4763위안으로 고시됐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전 거래일 대비 0.17% 하락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