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공예전문박물관인 서울공예박물관의 개관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안내 데스크와 외벽, 마당의 의자 등 곳곳에 있는 다양한 공예작품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정화 서울공예박물관장은 16일 종로구 율곡로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7월 15일 오후 2시에 서울공예박물관 개관식을 연다”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이날 간담회에서 박물관 내외부 공간을 공예가 9명의 작품으로 채운 설치 프로젝트 ‘오브젝트9’(Object9)를 공개했다.
참여 작가는 공모를 통해 선발된 강석영(도자), 김익영(도자), 김헌철(유리), 박원민(레진), 이강효(도자), 이재순(돌), 이헌정(도자), 최병훈(돌·나무), 한창균(대나무)이다.
이들은 다양한 재료를 바탕으로 심미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공예품들을 선보였다.
대형 도자로 안내 데스크를 만든 이헌정 작가는 작품 이름을 ‘섬’으로 정했다. 이 작가는 “정현종 시인의 ‘섬’이라는 시가 있다. 섬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한다”라며 “안내 데스크가 서울공예박물관의 첫인상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박물관과 사람들을 잇는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0호 이재순 석장이 제작한 ‘화합Ⅰ, 화합Ⅱ’ 작품은 석문 1점, 의자 9점으로 구성됐다. 의자 9점은 우리나라 전국 각지와 제주도에서 채취한 자연석(고흥석, 영주석, 원주석, 보령석, 문경석, 경주석, 마천석, 황등석, 제주석)을 사용했다. 돌에 길상무늬를 조각해 제작했다.
400년 된 은행나무와 주위에 있는 작품에 앉아 관객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배치했다. 돌로 연꽃 모양을 만든 섬세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강석영 작가는 백자, 청자, 분청사기 편을 직조하듯 배치해 박물관 외벽에 설치했고, 김익영 작가는 ‘오각의 함주’를 통해 오각 형태의 의자 15점과 나무 형태의 조형물 3점으로 구성된 작품을 만들었다.
김 작가는 “오방색이 도자기와 어울릴까 걱정했는데, 색이 자유롭게 나와 매력에 빠졌다”라고 설명했다.
서울공예박물관 측은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한 작가 9명의 작업을 기록화하는 일도 진행했다.
김정화 관장은 “‘공예는 동사다’라는 말이 있다”라며 “작품뿐만 아니라 재료 선정부터 작업 과정 등을 기록해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공예에는 장인정신이 담겨 있다. 대나무로 원형 대형 의자(스툴) 작품을 만든 한창균 작가는 “작품 1개를 만드는데 보통 3개월 정도 걸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