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교체하고 간판 바꿔달고…새판짜는 식품업계

2021-04-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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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만 대표, 오뚜기 2인자 등극…이강훈 물러나

해마로푸드, 김동전 신임 대표 선임…사명도 교체

야쿠르트, 사명 ‘hy’로…식음료 기업 이미지 탈피

교촌, 대표에 조은기…해외사업·신사업 확대 특명

황성만 오뚜기 대표, 김동전 맘스터치앤컴퍼니 대표, 조은기 교촌에프엔비 대표.[사진=오뚜기, 맘스터치, 교촌치킨]


식품업계가 회사 간판을 바꿔 달고 수장을 교체하며 ‘새판짜기’에 나섰다. 코로나19 여파로 높아진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달 26일 주주총회에서 황성만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기존 이강훈 오뚜기 대표이사는 물러났다. 이로써 황 대표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을 잇는 사내 2인자로 부상했다.
황 대표는 1962년 경기 용인 출신으로 연세대 화학과, 서울대 경영대학원 AMP를 수료했다. 오뚜기에 입사한 이후 오뚜기라면 연구소장, 오뚜기라면 대표이사, 오뚜기 제조본부장, 오뚜기 영업본부장, 오뚜기 부사장과 사장 등을 역임한 라면 전문가다. 황 대표는 함 회장과 오뚜기 공동 대표로 활동한다.

12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이 전 대표는 업계 장수 CEO였다. 임기가 2년 남았지만 이번 주총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이 전 대표가 교체된 배경에는 최근 오뚜기에서 연이어 불거진 부정적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최근 일부 옛날미역 제품에 중국산 미역이 섞였다는 의혹이 나왔다. 또 불법 토지 전용 의혹, 일감 몰아주기로 지배주주 일가가 이익을 챙긴다는 논란에도 휘말렸다.

그동안 쌓아 올린 ‘갓뚜기’라는 이미지에 흠집이 나자 이에 대한 책임론 성격으로 이 전 대표가 교체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오뚜기에서 43년 이상 근무했고 12년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며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고 설명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사명과 대표 모두 교체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달 29일 주총에서 ‘주식회사 맘스터치앤컴퍼니’로 사명을 변경하고 김동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이병윤 전 대표는 개인적인 사유로 회사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사명인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자사 대표 브랜드 ‘맘스터치’와 통일성을 갖추고 프랜차이즈 사업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투자전문회사 케이엘앤파트너스 등을 거치며 약 20년간 다양한 산업계에서 경영, 마케팅, 재무 등과 관련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김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춘 대응 전략을 펴겠다는 각오다. 김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먹거리 소비 패턴과 트렌드 등 외식산업 전반에서 많은 변화들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제품·서비스·위생을 혁신하고 상생 경영을 통해 국내 최고의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위상을 확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가 53년 만에 회사 이름을 ‘hy(에치와이)’로 바꿨다. 식음료기업에 한정됐던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 가겠다는 의지다. 일본야쿠르트로부터의 독자 경영을 대외적으로 강조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병근 hy 경영기획부문장은 “이번 사명과 CI변경을 계기로 물류, 채널,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한 사업영역으로 과감히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hy는 ‘냉장배송 네트워크’에 ‘물류’ 기능을 더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집중한다. 타사와 전략적 제휴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또 친환경 소재 적용 및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적극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달 29일 열린 주총에서 조은기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조 신임 대표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SK에너지 경영기획실장, CR전략실장 등을 역임했다.

조 신임 대표는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상생 경영을 통한 가맹점과의 동반성장, 해외사업과 신사업 확대 등을 올해 주요 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리더십의 중요성이 부각된다”며 “대표 교체, 회사명 변경 등 변화를 통해 위기를 타개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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