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 '아프리칸 아메리칸' 국방장관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17일 한국에 도착해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이날 정오께 공중지휘통제기인 E-4B 나이트워치를 타고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E-4B 나이트워치는 미 국방부 장관 전용기다. 하늘에서 전군에 직접 명령을 내리는 등 핵전쟁 수행 능력을 갖췄다.
먼저 서욱 국방부 장관과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국방부 청사에서 첫 만남을 가진다. 주요 의제는 동맹 강화와 안보협력이다. 여기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당초 '쿼드 플러스(Quad Plus)'가 양국 국방부 장관 회담에서 우선 논의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등 쿼드 상대국과 첫 화상 정상회의를 연 직후 오스틴 장관이 방한해서다.
쿼드 플러스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거론한 대(對)중국 봉쇄전략인 '쿼드' 확장형이다. 미국·일본·인도·호주에 한국과 대만 등을 포함한 연합체를 말한다.
그러나 서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고위급 회담을 통해 미국 측이 쿼드 가입을 제안할 것으로 보느냐'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 질의에 "외교부가 주도할 사안이다"라며 "쿼드 플러스에 대해선 아직 구체화된 제의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오스틴 장관은 현재 실시하고 있는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21-1-CCPT)에도 불참한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지난 8일 시작한 CCPT는 그가 한국에 머무는 18일까지 열린다.
군 관계자는 "쿼드 플러스와 CCPT가 논의 중심에서 벗어남에 따라, 이번 회담은 서 장관 말대로 중국과 북한이 아닌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 논의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보다 방한 일정을 먼저 시작함에 따라 서 장관 회담 후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 18일에는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함께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한국과 미국 외교·안보 수장이 직접 얼굴을 맞대는 건 이번이 최초다. 미국 국무부·국방부 장관이 함께 한국을 찾기는 2010년 7월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