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당뇨, 심·뇌혈관 질환 등 만성 질환 환자나 고령 환자 등 건강 취약 계층의 경우 이번 시즌이 더욱 면역력 관리에 나서야 하는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23일 의학계에 따르면 외부 바이러스, 독소, 암세포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면역 시스템을 선천 면역이라 한다. 대표적으로 △대식 세포 △NK 세포 △T 세포 △B 세포 △단핵림프구 등이 있다.
반면 백신은 후천 면역으로 T 세포, B 세포 같은 선천 면역 활동을 기억하고 외부 바이러스가 다시 침입했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면역 기억 시스템'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좋다.
코로나19 백신은 이처럼 선천 면역 활동을 기억해 대응하면서 후천 면역을 강화해 감염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후천 면역인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면역력을 높여 면역 활동이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
고령 및 만성 질환자는 감염 시 치명률이 높기 때문에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에 포함된다. 바이러스가 몸에 증식 후 증상을 악화하는 것은 각종 염증 반응인데 폐, 신장, 심장, 간, 뇌 등 여러 조직에 증상이 나타난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 만성 질환자는 이 같은 염증 반응을 이겨 내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명률(한 질환에 의한 사망자 수를 그 질환의 환자 수로 나눈 것)은 20대 이하 연령에서 0%였지만, 60대가 1.37%, 70가 6.5%, 80대 이상이 20.28%로 치솟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대부분은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다. 고혈압 환자는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은 심장에 과부하를 주고, 혈관 내 염증 수치가 증가하면서 세포 대사 과정에 문제를 일으킨다. 따라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감염에 취약해 감염 후 치명률도 그만큼 상승한다.
또 뇌졸중 환자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약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심장학회 학술지 '스트로크(Stroke)'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이 개발한 뇌졸중 척도 'NIHSS' 점수의 경우 코로나19 환자 그룹은 평균 19점으로 일반 환자 그룹 평균인 8점에 비해 훨씬 증세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NIHSS는 뇌졸중 환자 장애를 객관적으로 정량화하기 위해 총 11개 문항으로 돼 있고, 증상에 따라 0~42점으로 나뉘며, 16~20점은 중증 환자로 판단한다.
최규영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는 "코로나19 백신은 합성항원 백신, mRNA 백신, 벡터 백신, 불활성화 백신 등 종류가 있으며 이들은 모두 면역 기억 시스템, 즉 후천 면역을 강화하는 치료법"이라며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 만성 질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지고, 감염과 각종 염증 반응에 취약해 백신 접종과 함께 만성 질환 관리도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