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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찰칵' 세리모니, 12월 31일 이 사진이 보인다면 100호 골을 의미한다[사진=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0/12/30/20201230092248510311.jpg)
손흥민의 '찰칵' 세리모니, 12월 31일 이 사진이 보인다면 100호 골을 의미한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어려웠던 2020년이 끝자락에 섰다. 올해 국민들은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선전으로 잠시나마 위로를 받으면서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잊고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나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갑작스럽게 증가하던 최근이 클라이맥스였다.
김아림(25)은 US여자오픈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깜짝 우승도 큰 위안이 되었지만, 코로나 블루 치료제로는 손흥민(28)을 빼놓을 수 없다. 영국 등 유럽에서 열심히 뛰어주면 이른 아침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는 이들의 휴대전화를 따듯하게 만들었다. '손흥민 푸슈카시(푸스카스)상 수상', '손흥민 득점 선두' 등 뉴스로 말이다. 그의 기사에는 요즘 그가 밀고 있는 찰칵 세리모니가 함께한다. 사진 한 장으로도 손흥민이 골을 넣었다고 예상할 수 있을 정도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그의 발짓 하나, 몸짓 하나가 마스크 속 숨겨진 입꼬리를 올라가게 했다.
손흥민의 올해 마지막 버킷리스트는 토트넘 홋스퍼 이적 후 100번째 골이다. 지난 세 번의 경기에서는 그의 발끝이 침묵했다. 가장 최근 경기에서는 석연치 않은 오프사이드로 인해 득점이 인정되지 않기도 했다.
그러한 그가 12월의 마지막 날이자, 2020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전 3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토트넘(홈)과 풀럼(원정)의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그에게 풀럼전은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풀럼은 15전 2승 5무 8패(승점 11)로 강등권(18위)에 있기 때문이다. 골 득실 차도 13골 23실점으로 -10이다.
반면, 토트넘은 15전 7승 5무 3패(승점 26)로 7위에 올라 있다. 골 득실 차는 26골 15실점으로 +11이다. 토트넘이 때려 넣은 26골 중 11골이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왔다.
손흥민이 풀럼을 상대하는 것은 2017년 2월 FA컵 16강전 이후 3년 10개월 만이다. 당시 그는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지만, 득점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풀럼은 강등과 승격이 빈번해 손흥민과 만날 기회가 적었다.
이제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100호 골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249경기에 출전해 99골 52도움을 쌓았다. 풀럼전에서 득점에 성공하면 풀럼을 상대로 거둔 첫 골이기도 하다.
100호 골은 큰 의미가 있다. 팀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들은 모두 100골을 훌쩍 넘겼다. 1882년 창설돼 138년의 역사를 보유한 토트넘에서는 지미 그레이브스(영국)가 379경기에 출전해 266골을 때려 넣어 최다 골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는 바비 스미스(영국)로 317경기에 출전해 208골을 넣었다. 손흥민과의 호흡으로 '단짝'이라 불리는 해리 케인(영국)은 310경기 204골을 쌓았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팀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100호 골이다. 토트넘은 최근 5경기에서 1승 2무 2패에 머물러 있다. 손흥민의 부진과 바이오리듬을 함께 타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듯싶다. 상승 곡선을 그리던 시즌 초와는 다르게 내림세다. 반전이 필요할 때다. 여기에는 손흥민의 화룡점정이 제격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100호 골 도전이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풀럼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EPL 전체에서도 연말에 18명의 확진자가 나와서 EPL 사무국은 리그 중단을 고려 중이다. 기록보다 건강이다. 100골까지는 한 골이지만, 그레이브스의 기록을 넘기 위해서는 아직 167골이 필요하다. 70m를 달리며 번리의 수비를 걷어내듯, 그의 코와 입이 변종 코로나를 걷어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