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코로나19 감염국인 미국이 좀처럼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 보급이 본격 시동을 걸면서 확산세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커졌지만, 속도가 더뎌 발병 상황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서다. 더욱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좀처럼 최악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CNN에 나와 "지금까지 백신을 맞은 사람이 약 200만명이라는 점은 앞서 정부가 목표했던 지점보다 아래에 있는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백신 접종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특히 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백신 접종 상황을 꼬집었다. 지금 속도로 백신을 접종하면 미국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팀이 목표하는 것처럼 미국 전체 인구 약 3억3000만명의 80%가 접종을 마치기까지 거의 10년이 걸린다는 것.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트럼프 정부의 백신 접종 속도를 꼬집었다. 바이든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배포가 계획보다 훨씬 뒤처지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미국 국민 전체가 백신을 맞기까지 몇 개월이 아니라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 1월 취임 이후 백신 배포 계획도 공개했다. 백신 접종 속도를 지금의 5~6배 높여 하루 100만명, 취임 후 100일까지 1억명이 접종을 마치겠다는 것. 앞서 바이든은 팬데믹 조기 종식을 새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파우치 소장 역시 내년 바이든 정부의 출범과 함께 백신 보급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내년 1월에 접어들면 백신 접종 추진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면서 "앞서 우리가 예상했던 접종 속도를 따라잡는 데 한 두 달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하면 속도가 지금보다 더 느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보건당국은 초기에 확보한 물량이 적어 의료 종사자와 요양원에 거주하는 고령자에 한해 우선 접종을 하고 있다. 때문에 장기요양시설과 일부 병원에서만 백신을 접종하고 있어 비교적 관리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반인으로 접종 대상이 확대될 경우,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조지워싱턴대 응급의학과 의사인 원은 "정부가 전체 인구에 대해 접종을 시작할 경우 병원과 요양원 밖에서 백신 투여가 이뤄지게 돼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5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데다, 공급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지 않아서다. 미국 공중보건학회(APHA)의 조지스 벤저민 박사는 "백신 생산량 자체가 부족하고 초저온 배송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프라와 소통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벤저민 박사는 보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연방정부가 국방물자생산법(DPA) 권한을 활용해 백신 생산량을 늘리고,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소통을 더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반면 행정부 관리들은 백신 접종이 제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는 CDC가 발표한 통계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통계와 현실 사이에 시차가 있다"며 "CDC는 통계를 매주 월, 수, 금요일에 발표하는 데다 배포된 백신이 접종되기까지 72시간가량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 보급이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기대한 만큼 보급이 이뤄진 상태"라고 강조했다.
자레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우리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지만, 영국 과학자들은 이것이 더 강한 전파력을 가졌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접촉자 추적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당선인의 코로나19 자문위원회 위원인 아툴 가완데 박사는 CNN에 "알려진 여행 이력이 없다는 것은 이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감염됐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에도 이미 변이 바이러스가 상륙해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VUI-202012/01)는 기존 코로나19보다 감염력이 70%가량 높다. 또한 감염 재생산지수를 최대 0.4까지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한 명이 몇 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속도라면 전 국민의 80% 접종까지 10년 걸린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와 CNN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를 인용해 전날까지 미국 전역에 코로나 백신이 약 1145만 도즈(도즈는 1회 접종분) 배포됐지만, 정작 백신을 맞은 사람은 212만7000여명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올해 말까지 2000만명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목표치의 10%에 그치는 수준인 셈이다.미국의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CNN에 나와 "지금까지 백신을 맞은 사람이 약 200만명이라는 점은 앞서 정부가 목표했던 지점보다 아래에 있는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백신 접종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트럼프 정부의 백신 접종 속도를 꼬집었다. 바이든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배포가 계획보다 훨씬 뒤처지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미국 국민 전체가 백신을 맞기까지 몇 개월이 아니라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 1월 취임 이후 백신 배포 계획도 공개했다. 백신 접종 속도를 지금의 5~6배 높여 하루 100만명, 취임 후 100일까지 1억명이 접종을 마치겠다는 것. 앞서 바이든은 팬데믹 조기 종식을 새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파우치 소장 역시 내년 바이든 정부의 출범과 함께 백신 보급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내년 1월에 접어들면 백신 접종 추진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면서 "앞서 우리가 예상했던 접종 속도를 따라잡는 데 한 두 달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하면 속도가 지금보다 더 느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보건당국은 초기에 확보한 물량이 적어 의료 종사자와 요양원에 거주하는 고령자에 한해 우선 접종을 하고 있다. 때문에 장기요양시설과 일부 병원에서만 백신을 접종하고 있어 비교적 관리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반인으로 접종 대상이 확대될 경우,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조지워싱턴대 응급의학과 의사인 원은 "정부가 전체 인구에 대해 접종을 시작할 경우 병원과 요양원 밖에서 백신 투여가 이뤄지게 돼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까다로운 보관 방법에 인프라 구축 미비...'느림보 보급' 원인
예상과 달리 백신 배포와 접종 속도가 더딘 데는 이유가 있다.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5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데다, 공급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지 않아서다. 미국 공중보건학회(APHA)의 조지스 벤저민 박사는 "백신 생산량 자체가 부족하고 초저온 배송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프라와 소통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벤저민 박사는 보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연방정부가 국방물자생산법(DPA) 권한을 활용해 백신 생산량을 늘리고,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소통을 더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반면 행정부 관리들은 백신 접종이 제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는 CDC가 발표한 통계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통계와 현실 사이에 시차가 있다"며 "CDC는 통계를 매주 월, 수, 금요일에 발표하는 데다 배포된 백신이 접종되기까지 72시간가량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 보급이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기대한 만큼 보급이 이뤄진 상태"라고 강조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출현까지...'최악' 못 벗어나는 미국
아울러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도 연일 최악으로 치닫는 미국의 코로나 상황에 더 큰 공포감을 조성했다. 이날 미국 콜로라도주 보건당국은 20대 남성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고 CDC에 보고했다. 이 남성은 최근 여행 이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엘버트 카운티에서 격리 중이다.자레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우리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지만, 영국 과학자들은 이것이 더 강한 전파력을 가졌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접촉자 추적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당선인의 코로나19 자문위원회 위원인 아툴 가완데 박사는 CNN에 "알려진 여행 이력이 없다는 것은 이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감염됐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에도 이미 변이 바이러스가 상륙해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VUI-202012/01)는 기존 코로나19보다 감염력이 70%가량 높다. 또한 감염 재생산지수를 최대 0.4까지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한 명이 몇 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