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계속된 거부에도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장관은 28일 종교 등 민간영역과의 소통을 통해 오는 2021년에는 남북 교류협력이 진전이 있기를 희망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 1층 열린소통포럼장에서 열린 내년도 정책자문위원회의 전체회의에 참석해 남북의 실질적 협력과 상생의 물꼬를 트겠다는 내년 구상을 밝혔다. 이어 이어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예방 자리에선 남북 인도적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이 장관은 회의에서 “남북 간에는 대화와 협력의 구조를 만들어 실질적인 협력과 상생의 물꼬를 트겠다”면서 “우리 삶의 문제와 밀접한 인도협력 분야에서 시작해 민생 분야, 비상업적 인프라 분야로 협력의 폭을 넓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의 출범과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예정된 내년 1월에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변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통일부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다가올 한반도 정세 변화의 시간을 우리의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한·미 공조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찾아올 여러 평화의 계기에 전략적인 역할을 해나갈 수 있는 준비와 노력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장관은 바이든 미국 대선 당선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조건부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바이든 정부에서의 북·미,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크게 점쳤다.
또 최근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의 특별대담에선 북한이 바이든 정부에 대해 조금 유보적이나 유화적인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며 내년도 한반도 정세를 낙관한 바 있다.
아울러 대남(對南)정책에 대해선 “좀 더 긍정적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적극적인 접근을 해올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런 부분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책자문회의에서 남북 교류협력 분야 확대를 강조한 이 장관은 염 추기경을 만난 자리에선 남북 인도적 협력 지원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염 추기경을 예방한 사실을 전하며 “통일부 장관으로서 남북 간 화해와 협력에 대한 추기경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렸다”고 적었다.
그는 “지난해 7월 원내대표 때 예방했던 염수정 추기경님을 통일부 장관으로 다시 한번 찾아뵙고 인사드렸다”면서 “‘좋은 정치는 평화에의 봉사’라는 그때의 말씀이 더욱 큰 책임감으로 다가오고 있는 시점”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염 추기경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민과 북한 주민들이 겪는 어려움에 관해 얘기하고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을 논의했다.
그는 “추기경님께서는 지금의 코로나19 위기 등이 남북이 함께 겪고 있는 아픔이지만, 남북한 주민 모두를 구원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면서 “바티칸에서도 남북 협력을 적극 돕겠다는 입장이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염 추기경에게 ‘남북 관계 개선을 최대한 돕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가톨릭의 순수 인도적 협력사업에 대해 통일부도 적극 뒷받침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가톨릭의 남북교류 문제에 대해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북한은 전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설을 통해 외부지원 없이 스스로 자력갱생으로 현재의 고난을 극복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신문은 ‘자력갱생은 우리 인민 특유의 투쟁정신, 창조본때’ 제하의 논설에서 “그 누구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으며 우리가 강대해지고 잘살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믿을 것은 오지 자기의 힘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