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전화(유선전화)를 이용하는 사람이 국민 3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유선전화가 곧 사라질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전체 응답자 중 70%에 달했다. 달라진 유선전화 위상과 통신환경에 맞게 ICT 기반의 다른 통신 서비스로 전환하는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국내 마켓인텔리전스 업체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은 15일 유선전화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과 이용행태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집 전화는 응답자 3명 중 1명(31.5%)만 이용하고 있었으며, 이용자도 고연령층이 포함된 대가족 구성원인 경우가 많았다. 집 전화 이용자들 중에도 집 전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26.1%에 불과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어 집 전화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 집 전화가 필요하다는 답변은 4.9%에 그쳤다.
현재 집 전화는 걸려오는 전화를 받기만 하는 용도로 그 위상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집 전화 이용자 70.3%는 집 전화를 주로 수신용도로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전화를 걸 때 쓴다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집 전화는 이동전화 대비 통화 횟수 5분의 1, 통화시간 10분의 1 수준의 이용률을 보였다.
정전 시에도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집 전화는 주로 위급상황 발생시 많이 활용돼왔다. 하지만 전체 응답자 중 90%는 위급상황에서도 집 전화 대신 휴대전화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사실상 집 전화 고유의 기능이 퇴색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화상전화 등 유선 전화에 추가 서비스를 제공할 시, 이에 대한 수요도 일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서 현재 이용 중인 집 전화에 휴대전화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했으면 좋겠다는 답변은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4.5%)이었다.
정근호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 이사는 "기술 진화로 서비스의 이용행태가 변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이라며 "이에 맞춰 통신 서비스 자체도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된 소비자의 인식과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집 전화에 대한 개념을 재정의하고 출구전략을 마련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거주자 3000명과 집 전화(일반 구형 유선전화) 이용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