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도 강세…"내년 중반엔 1100원 가능성도"

2020-11-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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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대비 9.5원 내려 1128.2원 마감

[사진=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유력해지면서,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5일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10원 가까이 급락했다. 내년 중반 1100원 선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사태가 현실화할 경우 외환시장은 큰 변동성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5원 내린 112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7.7원 내린 1130.0원에 개장해 닷새 만에 약세 전환한 위안화의 영향을 받아 1130원대 초반에서 등락했지만, 오후 3시 무렵 1120원대에 진입한 후 낙폭을 키웠다. 바이든 후보가 주요 경합주에서 승리하며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영향이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더 하락할 전망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바이든 후보가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확정되면) 트럼프 시대의 세계경제 불협화음은 상당부분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머징(신흥국) 경제에 유리한 구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대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바이든 후보는 백신 치료제 개발 및 가계소득 지원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재정지출을 공약했다. 시중에 달러가 늘어나는 만큼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확대돼 신흥국 통화인 원화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이날 시장에서는 일제히 원화 강세를 전망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연말 환율이 1125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1120원대까지 저점을 낮추고,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 뒤 자리를 잡는 내년 중반쯤에는 1100원 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의 평균값이 1163원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상반기 평균값은 1206원이었다.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환율이 평균 1132원을 기록하고, 하반기에는 1118원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중단, 재검표 등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탓이다. 시장에서 이미 예상된 수순이지만 당선자 확정이 지연되면 위험선호 심리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사태까지 이어질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은 혼돈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4일 장중 원·달러 환율이 1148원까지 치솟은 것도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는 등 미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었다.

위안화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에서다. 중국기업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간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후보는 중국 변화를 유도하는 등 원칙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현재 6.69위안 안팎에서 등락하는 위안·달러 환율이 연말 6.60위안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최근 중국 외환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로 위안화 강세폭은 제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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