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의 핵심은 누구나 단말기 출고가와 지원금, 실제 판매가를 확인할 수 있는 공시제다. 고객 누구나 특정 단말기 가격과 보조금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살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단통법 이전에는 같은 스마트폰이라도 판매점과 구매날짜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실제로 2012년에는 당시 출고가 99만원이던 갤럭시S3 모델이 일부 대리점에서 17만원으로 판매되는 '대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호갱'이라는 단어도 갤럭시S3를 출고 직후에 산 고객들을 부르는 데서 시작됐다.
단통법의 또 다른 핵심은 판매점은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공시지원금의 15% 범위에서만 지원금을 추가 지급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는 것이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는 것을 막아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단통법 도입으로 지원금을 제한했음에도 여전히 고객을 차별하는 판매행위는 근절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법을 감수하고도 고객을 유치하려는 시장 경쟁이 이어지면서다.
단통법 도입 이후 폰파라치가 증가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상희 의원(국회부의장)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폰파라치에게 지급된 포상금은 94억5000억원에 달했다. 또한 폰파라치의 포상사유 중 대부분은 불법보조금 지급건으로 적발된 사례였다.
이통3사의 마케팅 비용이나 가계 통신비 부담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지난해 5G 상용화를 기점으로 이통3사는 역대 최고 수준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다. 지난해 이통3사의 마케팅 비용은 △SK텔레콤 3조700억원(전년 대비 5.5%↑) △KT 2조7382(4%↑) △LG유플러스 2조2460억원(11%↑) 등이었다.
5G 상용화 이후 망 품질에 비해 이용요금이 높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정부도 통신비 인하 대책의 일환으로 이통3사에 5G 보편요금제 출시를 요구하는 한편, 월 2만원 대 보편요금제를 의무 도입을 추진 중이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현행 단통법은 투명한 유통질서 확립과 이용자 공공복리 증진이라는 두 가지 입법목적 모두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