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은행연합회장 '최종구 대세론' 이어지나

2020-09-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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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이사회서 '비공식 논의' 오갈 듯

은행권 관 출신 인사선임 기대도 한몫

사모펀드 사태로 힘빠져…조율자 절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오는 11월 말 임기를 마치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후임 선정을 위한 논의가 이르면 다음 주 본격화할 전망이다. 관(官) 출신 인사에 대한 기대가 은행권에 형성돼 있는 가운데, '최종구 대세론'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오는 28일 오후 이사회를 개최한다. 연합회장을 비롯해 주요 시중은행장과 특수은행장, 일부 지방은행장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연합회 이사회는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오후에 열리는 통상적인 자리다. 안건 의결보다 현안에 대한 논의가 주요하게 다뤄질 때가 많다.
이번 이사회가 주목되는 것은 차기 연합회장 인선과 관련된 '비공식 의견'들이 오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0월 말 구성돼 '공식 활동'을 시작하지만, 행장들이 의견을 주고 받으며 내부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회장 후보는 행장들이 추천하며, 후보군을 추리는 작업을 거쳐 11월 열리는 회원사 총회에서 투표로 회장을 선출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 회장 임기가 두 달밖에 남지 않아 후임에 대한 논의는 짧게라도 당연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관심은 '최종구 대세론'이 이어질지냐이다. 행시 25기인 최 전 금융위원장은 은성수 금융위원장(27기)보다 2기 선배로, 금융권의 대표적인 관 출신 인사다. 행시 합격 후 기재부에서 대부분을 지내다 2017년 3월 수출입은행장에 올랐고, 같은 해 7월부터 2년여 동안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은행장이나 금융지주 회장을 거친 인사가 연합회장에 취임하는 것이 관례인데, 최 전 위원장은 이 조건에도 부합한다.

최 전 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차기 연합회장에 관 출신 인사가 맡아주길 바라는 은행권 바람이 그만큼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각종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힘'이 빠진 은행들을 대변할 '조율자'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민간 출신이 관에 제 목소리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한 대관 담당 관계자는 "이번 정부 들어 '금융 홀대론'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정확히는 '은행 홀대론'"이라며 "특히 21대 국회에 입성한 금융권 출신 의원 대부분이 증권업계에서 온 분들이라, 상대적으로 은행에 대한 관심은 적은 게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6대 금융협회장 중 3명이 관 출신 인사로 꾸려진 점에도 은행권은 주목하고 있다. 앞서 2017년 11월에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이, 지난해 1월과 3월엔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과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각각 취임했다. 모두 관에서 온 인물이다. 연합회장의 경우 전임(하영구)과 현직(김태영)을 제외하면 줄곧 관에서 채워졌는데, 차기 회장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김용환 전 NH농협지주 회장과 국회 정무위원장 출신인 민병두 전 의원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수출입은행장을 지내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이 많다. 민 전 의원은 은행 수장을 맡아보지 못했다. 이 밖에 행시 합격 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수석전문위원을 지낸 김광수 현 농협지주 회장과 함께 민간에선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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