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9주년] ① 이해진의 절박함이 낳은 라인... 메신저 넘어 아시아 '테크 공룡' 꿈꾼다

2020-07-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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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출시 9년 만에 월 1억8500만명 이용하는 글로벌 메신저로

네이버, 모바일 주도권 빼앗긴 위기가 기회로... 2011년 日 지진 당시 소통 수단으로 주목

핀테크, AI, O2O로 발 넓혀 '생활 플랫폼' 변신 시도... 올해 야후재팬과 경영통합 준비중

네이버의 메신저 플랫폼 자회사 라인이 창사 9주년을 맞이했다. 라인은 PC에서 모바일로 인터넷 서비스 생태계가 바뀌는 결정적 시기를 놓친 네이버의 절박함에서 출발했다. 라인은 2011년 일본 대지진 사태 당시 전화·문자메시지가 불통이 된 상황에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주목받았고, 일본 국민 메신저 반열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대표 메신저로 안착했다. 라인은 메신저를 넘어 핀테크, O2O, 인공지능(AI)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이용자들의 일상 전반을 지원하는 ‘생활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야후재팬과 경영통합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테크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메신저 라인 서비스는 지난달 23일, 서비스 출시 9년을 맞이했다. 그 사이 라인은 전 세계 19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억8500만명에 달하는 메신저 서비스가 됐다. 일본과 대만, 태국에선 1위 메신저로 자리를 잡았다. 라인은 현재 세계 12개 지역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직원 수는 9400여명까지 늘었다.

2011년 6월 23일 출시된 메신저 라인은 네이버의 위기로부터 시작됐다. 2000년 초반부터 시작된 국내 검색 포털 전쟁에서 네이버는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패권을 잡았다. 그러나 2009년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인터넷 서비스 생태계가 PC에서 모바일로 급격히 이동했다. 김범수 의장이 이끄는 아이위랩(현 카카오)은 이 같은 변화를 감지하고 주요 IT 기업 중 가장 먼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했다. 네이버는 이보다 1년이나 늦은 2011년 6월에 라인을 선보였으나 한국 메신저 시장은 이미 카카오톡이 차지한 상황이었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11년 3월, 일본에선 대지진과 쓰나미 같은 대형 재난 사태가 발생해 가족, 지인의 안부를 물으려는 음성통화, 문자메시지 트래픽이 급증하자 통신망에 과부하가 걸렸다. 이때 일본인들은 인터넷망 기반의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라인이 일본 국민 메신저가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 라인은 2013년부터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로 서비스를 넓혔고, 현재 카카오톡보다 더 많은 이용자 수를 확보한 글로벌 메신저로 거듭났다.
 

메신저 라인 출시 9주년 이미지[사진=라인 제공]

이해진 GIO는 2016년 7월 라인을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할 당시 “절박함이 라인의 성공 비결”이라고 회고했다.

라인은 메신저를 넘어 생활 플랫폼, 테크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핀테크와 AI, O2O 분야로 사업을 넓혀, 이용자들이 라인 플랫폼 하나로 생활 속 모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신중호 라인 공동대표는 지난해 6월 일본에서 열린 ‘라인 콘퍼런스 2019’에서 라인을 ‘AI 컴퍼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라인은 1000명 이상의 AI 전문가가 있다. 일본에서 최대 규모이며, 아시아에서도 톱클래스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일본 포털 야후재팬과 경영통합으로 향후 10년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라인 관계자는 “온라인과 기존의 O2O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오프라인상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되는 OMO(Online Merges with Offline)를 실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경영통합 후 AI와 같은 미래 기술과 역량에 과감히 투자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IT 시장의 강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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