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이커머스 시장은 '한국판 아마존'으로 성장한 쿠팡, 최초 소셜커머스 업체로 10년간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티몬, 오프라인 강자이면서 온라인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한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등 다양한 업체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포털 강자 네이버도 최근 CJ대한통운과 손잡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해 배송 속도 경쟁에 나서기로 하는 등 이커머스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33조원으로 전년(111조원) 대비 약 2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13년 기준 38조원 수준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7년 만에 3배 이상 파이가 커진 셈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이 같은 온라인 유통 시장 규모는 오는 2022년 200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업체 간 치열한 각축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별개로, 당분간 규모 확대가 기정사실화된 시장이라는 의미다.
롯데가 롯데온을 통해 제시한 목표치도 2023년, 20조원 수준이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이커머스 시장에 갓 진입한 점을 감안하면, 3년 내 20조원의 목표치는 사실 빠듯하긴 하다"며 "하지만 온라인 유통 시장 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고, 롯데가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유통 업계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투자 인프라 등을 감안한다면 이루지 못할 목표도 아니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최근 이커머스 시장의 판이 점점 커지는 것은 정보통신(IT) 기술 발전에 따른 전자상거래가 보편화되고,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가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점과 관련이 있다.
특히 비대면 쇼핑은 기존 오프라인 쇼핑과 비교해 안전성, 편리성 등에 뚜렷한 강점을 갖추고 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주류 쇼핑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업계의 온라인 시장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코로나 사태로 수요층의 온라인 선호도가 보다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형 유통 업체들은 빠른 시일 내에 이커머스 시장에 안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 네이버 등 대기업이 가세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간 쿠팡, 티몬, SSG닷컴 등이 저렴한 가격, 빠른 배송에 포인트를 맞추는 비슷한 틀 속에서 경쟁 체제를 구축해왔다면, 롯데나 네이버는 이와는 확실히 다른 콘텐츠를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산업에 있어 후발주자는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커머스처럼 산업의 파이가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 롯데나 네이버처럼 대기업이 나서는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며 "롯데는 방대한 빅데이터, 네이버는 탁월한 배송 속도를 각각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 기업의 사업이 빠른 시일 내 궤도에 오른다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판도도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