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교수 사건을 재판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는 '입시비리'에 대해 검찰 측 증인들이 잇따라 법정에 출석시켜 증언을 듣고 있다. 이 자리를 통해 정 교수가 자녀의 '스펙'을 위해 허위 인턴 활동서 증명서를 만들었다거나 딸 조모씨가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고 '체험 활동 확인서'를 받았다는 검찰의 주장은 증인들의 입을 통해 반박되고 있다.
조씨가 고등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성실히' 했고 때문에 '체험 활동 증명서'를 발급한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 다만 KIST 이모 교수는 자신이 추천서를 발급해줬지만 내용을 수정할 위임·전결 권한을 넘겨줬는지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과장됐지만 체험활동 했다"... 증인들의 말·말·말
이들은 공통적으로 '검찰 조사에서 (사안에 대해) 알았다'라고 말해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선입견을 주입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또 '기억이 나지 않아 대답하기 부적절하다'는 발언도 많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증인은 "체험 활동 확인서에 일부 과장된 부분이 있었지만 활동은 성실히 했다"고 말을 내놓았다.
특히 지난 29일 재판에 출석한 단국대 장모 교수는 "다른 사람이 이의제기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저는 (사실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학생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에 부풀려 적은 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도 괴로운데 사실상 논문은 제가 다 작성한다. 제1저자에는 저를 많이 도와주거나 현실적으로 논문이 필요한 사람을 주로 올렸다"며 "논문 실험과 관련이 없어도 저와 여러 차례 작업한 선생님을 저자에 올리고, 미국에 가야 하는 연구원에게 영어 논문 하나가 필요할 것 같아 저자로 올리기도 했다. 보통 이름을 빼서 문제인데 이름을 넣어서 문제가 된 건 처음이라 곤욕스럽다"고 했다.
장 교수는 "논문에 쓰려면 최대한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데 '황우석 사태' 이후 샘플 얻기가 힘들던 찰나, 조씨의 샘플을 포함해 여러 데이터를 분석한 뒤 예쁜 피겨(figure)를 뽑아 논문에 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책임저자로서 조씨가 전체적 프로세스를 아는 사람이라 생각해서 1저자로 올렸다"고 밝혔다. 연구 윤리 위반 문제를 제한다면 사실상 조씨가 성실하게 실험에 참여했고, 이 때문에 '체험활동 확인서'를 발급해줬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설명은 공주대 김모 교수의 증언에서도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김 교수는 "참여한 정도에 비해 과도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체험활동 확인서 내용에 대해서도 "정 교수의 부탁을 받고 지나치게 잘 써줬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에 앞서 증언대에 선 해당논문 제 1저자인 최모씨도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조씨의 참여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당시 조씨가 무슨 일을 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실험에 필요한 샘플(홍조식물)의 바닷물을 갈아주고 개체를 옮기는 일을 도와줬다"고 말했다.
◆ "수사 과정에서 알았다... 문서 권한 줬는지는 기억 안 나"
KIST 이모 박사는 재판에 출석해 인턴 확인서에 대해 2011년에 발급해줬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할 수 없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 박사는 "정 교수 딸에게 써준 확인서는 공식 증명서가 아니라 개인적 서한에 불과하다"며 "추천서, 혹은 레퍼런스 레터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검찰이) 수정해도 되는지 여부를 사전승낙, 사후승인해 줬냐고 물었을 때 (증인이) 없다고 했다"라고 말하자 이 박사는 "기억하기로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변호인은 "기억이 안 나니까 없다고 한 건가, 다른 부분도 마찬 가지인가"라고 되묻자 이 박사는 "그렇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