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인호 고려대 교수 "韓 블록체인 고사직전…'금융산업진흥원' 만들어 대비해야"

2020-04-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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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혁신 기업 육성

STO 허용…투자 환경 조성

인 교수는 세계에서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 위상에 대해 묻자 "고사 직전"이라고 답했다. 그는 "블록체인 연구개발자가 있어야 하는데, 투자자가 없으니 기술 발전에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인 교수는 "'금융산업진흥원'을 만들어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진단했다.

인 교수는 블록체인 개발을 위해 하루빨리 STO(Security Token Offering)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TO는 자산가치를 반영한 증권토큰을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 미술품, 데이터 등의 자산을 토큰으로 발행하고, 이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블록체인 연구개발을 유인하기 위해 투자자를 모아야 하는데, STO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 교수는 "많은 국내 블록체인 개발 기업들이 스위스, 홍콩, 싱가포르 등 STO가 허용된 국가로 나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디지털 자산혁명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업 엑소더스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인 교수는 진단했다. 가상자산 거래를 법제화한 최초의 사건이라는 점에서다.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 거래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동시에, 여러 제약을 둠으로써 불법자금 세탁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인 교수는 "특금법 개정안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에 따라 처리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정의, 효과적인 규제방법 등을 논할 수 없었고, 급한 불을 끄자는 식으로 통과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금융산업진흥원'을 만들어 디지털 자산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글로벌 금융 혁신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있다"며 "금융산업 규제를 담당하는 금융감독원이 있다면 산업 진흥을 이끄는 금융산업진흥원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산업에만 진흥원이 없다"며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우리의 디지털 자산이 글로벌 기업에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호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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