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베트남 증시] 베트남도 동학개미운동?…코로나 증시에 뛰어든 개인 ↑

2020-04-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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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까지 급락한 3월…4월초 15% 반등성공…V자로 반등성공하나?

올해들어 3월 말까지 주가 신규 계좌 개설↑…파생상품 30%↑

1분기 외국인이 '팔자행진' 이어가…460억 달러 순매도

코로나19로 전세계 증시가 흔들리는 가운데, 베트남 증시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락 장세를 기회로 삼아 수익을 누리고자 하는 '동학개미운동' 현상이 베트남에도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3월 국내 개인투자자 신규증권 계좌수 급증··· 파생상품 거래도 증가 

올해 3월 베트남 국내 투자자들의 신규 증권 계좌 수는 3만2140개로 2018년 3월(4만1550개) 이후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베트남증권예탁센터(VSD)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개인 계좌(3만1832개)가 최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국내 법인 계좌(117개)와 해외 개인 계좌(167개), 해외 법인 계좌(24개) 등 순으로 계좌 수가 늘어났다.

개인투자자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2018년 3월 VN지수가 급등했던 당시에 이어 2년 만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베트남 대표 주가지수인 VN지수는 3월 한 달간 25% 가까이 떨어져 세계에서 여섯째로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3월 말 VN지수는 660선까지 밀려나며 주가수익비율(PER)이 아세안 10개국 증시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이런 급락을 기회로 보고 증시로 몰려들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반면, 3월 신규 외국인 투자자들의 계좌는 191개로 늘어나면서 지난 3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은 것은 물론,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봉쇄령을 내리면서 외국인 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외 투자자들의 유입은 줄었지만, 국내 투자는 신규 계좌 개설 증가는 물론 파생상품 거래량도 30%나 늘어나며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하노이증권거래소(HNX)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파생상품 거래량이 하루 평균 17만3820계약이며 전월보다 약 30% 증가했다.

3월 13일에는 23만2000계약이 거래돼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13.4% 늘어났다.

미결제약정(OI) 수량은 지난달보다 11.72% 증가했다.

파생상품시장에서 베트남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전체의 87.82%로 전월보다 1.42%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기관투자의 비중은 11.49%로 소폭 감소했다. 외국인투자자의 비중은 0.68%에 불과했다.

◆VN지수는 3월 말까지 28% 급락···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 행진' 지속

지난달 30일 VN지수는 코로나19 우려로 인해 지난해 마지막 장의 960.99포인트에 비해 28% 급락한 661포인트를 기록, 베트남 시가총액이 374억 달러 증발했다.

연초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팔자 행진’을 계속 이어갔다.

베트남 유안타증권(YSV)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 9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3개의 거래소에서 4억6000만 달러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 순매도의 76.1%를 차지하는 것이 뮤추얼 펀드(Mutual Fund) 매도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상장지수펀드(ETF)가 11.5%를 차지했으며, 외국 개인투자(3.2%), 기관투자(9.1%)가 뒤를 이었다.

지난 8일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베트남 전체 시장 시가 총액의 19.3%를 차지하는 683조동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주가는 주로 식품, 은행, 부동산들이다.

보고서는 “올해 초부터 순매도량을 고려하면 순매도액은 현재 시장 점유율 1.8% 정도"라고 설명했다.

14일 기준으로 VN지수는 767.41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3월 말보다 약 15% 상승한 것이다.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이어졌지만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한 것이 반등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사진=블룸버그]

◆"2020년 증시 자금조달 쉽지는 않을 것"··· 장기투자자들에게는 기회  

호찌민시 증권거래소(HOSE)의 쩐안다오 부사장은 베트남통신과의 인터뷰에서 VN지수는 코로나19 충격으로 크게 하락했으며, 세계 증시와 비교해서도 하락폭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장 기업들 중에서는 건설, 부동산 및 제조 기업들도 원자재 부족 및 수요 위축 등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2020년은 증시에 어려운 해가 될 것이며, 증시를 통한 자본 조달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쩐안다오 부사장은 지적했다. 다만 현재 베트남에서 강력한 방역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코로나19가 통제되기 시작할 경우, 경제성장률 전망도 최악에서 벗어나면서 증시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베트남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번이 장기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염병으로 인한 공포로 주가가 하락하기는 했지만, 기업들의 실질적 가치가 하락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우선 정보기술업, 생필품 업종 등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는 부문에 대한 사업 투자에 먼저 나서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베트남 KB증권(KBSV)은 '2020년 2분기 시장의 전략’ 보고서에서 “베트남 증시는 한동안 변동성을 보일 수 있지만 2분기 말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KBSV는 VN지수가 대형주 반등으로 750포인트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1 분기 VN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1%나 하락했다. 또한 1분기에 외국인 투자자는 약 10조동(약 5190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 회사의 주가도 연초 대비 28%나 떨어졌다. 

KBSV는 베트남에서 전염병 정점이 2분기 말까지라고 내다보면서, 증시가 안정적으로 회복되는 시기는 3분기 말이나 4분기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SV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주거용 부동산 및 산업 부동산을 포함한 부동산 산업과 석유 산업의 전망을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부동산 매수 수요가 줄어든 것이 산업 전반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대면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전기 산업과 정보기술 산업은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주요 증권사 중 하나인 베트남유안타증권(YSV)은 2020년 3월 거시경제 보고서 및 4월 증시 전망을 통해 "가격이 급락하면서 베트남 증시의 매력도는 오히려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현재 베트남 증시에서는 거의 60%에 달하는 종목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배 미만이다. PBR은 주가와 1주당 순자산을 비교한 수치로, 수치가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행주가수익비율(포워드PER)을 분석해도 향후 중국과 한국 증시보다 상승 여력이 높다고 YSV는 지적했다. 

이어 YSV는 VN지수가 2009년 이후 장기 상승 추세에서 벗어나지 않을 경우 이달 내로 778~81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아 외국투자자들의 이탈이 계속될 경우, VN지수가 심리적 저항선인 600~640포인트 아래로 내려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YSV는 은행업계를 ‘긍정적’으로, 식품생산업 및 전기생산유통업을 ‘보통’으로 지적했다. 

롱비엣(Rong Viet)증권은 4월 투자 전략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시장이 급락하던 3월보다는 위험 지표가 급락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순매도의 추세가 둔화되면서 3월에 비해 시장의 리스크가 다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롱비엣은 2분기 들어 코로나 확산세가 감소할 경우 증시는 전년도에 비해 상승 마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 증시의 회복세가 불확실할 경우 베트남 증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에서 확산하면서 4월 VN지수의 변동 범위는 630~750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분기 말까지 코로나19 확산세가 통제될 것이라는 기본 시나리오 하에 소매업, 보험업계, 유제품, 전기산업과 같은 대부분의 주식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2020년의 상황이 안 좋은 가운데, 2021년은 제조업·서비스업 및 은행업과 같은 산업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베트남금융잡지(Tapchitaichinh)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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