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로 승진해 신규보임하는 인사는 10명(고등검사장급 5명·검사장급 5명)이고, 전보 인사는 22명이다.
구체적으로 사법연수원 23기 4명과 24기 1명 등 총 5명을 승진시켜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법무연수원 원장 등으로 신규 보임했다.
이날 인사 대상에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3기),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27기) 등도 포함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인사의 경우 빠진 자리보다 들어온 자리가 중요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조국 일가 수사'로 대표되는 윤석열 검찰의 단독적이고 독선적인 수사행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평가다.
▲ '꺾인 윤석열 날개'... "칼집까지 뺏긴 칼잡이" 평가도
앞서 추미애 장관이 "수술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이 명의가 아니라,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확한 병의 부위를 제대로 도려내는 것이 명의"라며 검찰의 수사를 강하게 비판한 만큼 인사폭과 '윤석열 사단'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다.
결과적으로는 윤 총장의 대검 참모진은 모두 대검찰청을 떠나 일선 검찰청으로 발령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반부패부장,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54·연수원 26기)은 법무연수원 원장과 부산고검 차장검사, 제주지검장으로 각각 전보 조치됐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이들의 보임을 두고 사실상 '좌천'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칼잡이'로 통하는 한 부장검사가 수사를 할 수 없는 부산고검 차장 검사로 배치된 것을 두고는 사실상 '칼집까지 뺏겼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찬호 부장검사는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청와대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을 지휘하는 등 현 정권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검장으로 보임하는 부분은 한 부장검사에 비해서는 나은 상황이지만, 마찬가지로 '좌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윤(大尹)'과 '소윤(小尹)'으로 불리며 윤 총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윤대진 수원지검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 '조국 수사'부터 인사까지… "난 자리보다 든 자리가 중요"
법조계에서는 이날 인사를 두고 '윤석열 사단'의 배치보다 새로 보임되는 인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향후 정국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인사라는 분석이다.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58·연수원 23기)은 서울중앙지검장,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총괄한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55·연수원 24기)은 법무부 핵심 요직인 검찰국장으로 임명됐다.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사법연수원 27기)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보임한다.
이를 두고는 '독선적', '단독적' 수사가 아닌 법무부와 같이 협조할 수 있는 수사의 판을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조국 일가'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성윤 검찰국장이 보임되면서 윤 총장에게 직접보고가 어려워질 뿐더러 심 차장검사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보임하면서 '유재수 사건' 등 특수부 사건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단순히 공석을 채우는 선을 넘어 대규모 인사가 단행되고, 법무부에서 복귀하는 검사들이 요직에 배치되고, '조국 일가'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지휘부를 모두 교체한 만큼 정권을 향한 수사를 막았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조남관 지검장이 검찰국장으로 보임하면서 향후 검찰내부의 반발도 어느 정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검찰국장의 경우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반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