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서울 서초구 재건축 단지 두 곳이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강남권 입지여도 단지 규모가 작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게 건설업계 반응이다. 이에 신반포 한신21차 등은 입찰 조건 등을 변경하기로 했다.
1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신반포 한신21차 재건축 단지는 시공사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자동 유찰됐다. 이 사업은 서초구 잠원동 59-10번지 아파트 108가구를 재건축해 지하 4층∼지상 20층, 2개 동, 275가구로 재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입찰에서 조합은 3.3㎡당 550만원에 공사비를 제시했다. 건설사들은 최소 3.3㎡당 650만~700만원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조합은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내부적으로 공사비 상승 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대 신반포21차 재건축 조합장은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내년 1월 초에 재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라며 "다수의 건설사들이 지적한 공사비도 보다 높게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방배삼익아파트 재건축 단지는 지난 13일까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으나 또다시 유찰됐다. 1차에 이어 이번에도 대림산업만 단독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결국 조합은 3차 입찰 또는 수의계약 전환 여부를 놓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거주해 더욱 눈길을 끈 이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기존 408가구에서 지하 5층~지상 27층, 721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준공된 지 40여년으로 방배동 알짜 입지의 방배삼익아파트는 많은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였으나, 1차 입찰에서 GS건설이 용산구 한남3구역 수주에 집중하기 위해 빠지면서 대림산업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사업지로, 이번 입찰에도 당연히 참여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건설사들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과열 수주 경쟁을 막기 위해 한남3구역 합동점검에 나서는 등의 모습을 보이자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주전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사업성과 가능성을 충분히 따져 선택과 집중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