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급업체를 부당하게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7일 '서울시 베란다형 미니태양광 보급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4년 보급업체 참여 기준을 태양광 모듈 2장에서 1장으로 완화하면서 추가모집 공고를 내지 않고 협동조합연합회와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에만 참여 요청 공문을 발송,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을 보급업체로 선정했다.
다음 해인 2015년에는 서울 소재 협동조합만 태양광 모듈이 1장인 제품을 보급하도록 공고를 냈고, 자격을 갖추지 못한 녹색드림협동조합이 자격을 갖출 때까지 기다렸다가 보급 업체로 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또한 2016년 태양광 발전설비를 직접 시공하는 업체를 보급업체로 선정해야 함에도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을 보급업체로 선정했다. 당시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하도급을 하겠다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보급업체 선정기준 공고 과정에서는 협동조합에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업체는 최근 2년간 최소 200개 이상의 설치실적을 요구한 반면, 협동조합은 2년간 최소 20개 이상의 설치실적을 요구하는 등 우대하는 요건을 적용한 것이다.
이에 감사원은 "보급사업은 협동조합, 일반업체의 구분 없이 형평에 어긋나지 않게 참여기회를 부여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정기준을 마련해 운용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서울시의 보조금 집행과 불법 하도급 관리·감독 또한 부적절하게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2016∼2018년에는 보조금 10억원 이상을 수령한 10개 업체 가운데 5개 업체가 태양광 발전설비 총 보급실적의 67%(1만5938건)를 직접 시공하지 않고 하도급을 하거나 명의 대여를 했음에도 서울시가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공사업법' 상 하도급·명의대여가 금지돼 있음에도 보급사업에 참여한 전기공사업체 또한 12곳에 해당했다.
감사 결과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녹색드림협동조합, 해드림협동조합 등 3개 협동조합이 2014∼2018년 전체 설치물량의 45%에 해당하는 3만2749건을 설치했다.
다만 감사원은 업체 선정 기준이 부적절했던 점을 지적하면서도 '물량 몰아주기'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시민이 보급업체와 제품을 직접 선택하는 방식을 고려할 때 서울시가 특정 업체에 물량을 배정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특혜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서울시장에게 하도급 등을 한 업체와 전기공사업법 위반 업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을 통보하고,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