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시의회에 ‘원자력시설 안전 조례안’ 재의 요구

2019-08-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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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시설 조사·검증은 ‘국가사무’…"조례 제정 범위 벗어나는 위법"

고리원전 3, 4호기 모습. [사진=고리원전 제공]

울산시는 지난 7월 18일 울산시의회에서 의결한 ‘울산시 원자력시설 안전 조례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했다고 8일 밝혔다. 관련 조례안이 법령에서 위임하지 않은 국가사무를 조례로 규정한 것으로 울산시는 판단했다.

해당 조례의 제6조 제1항 '원자력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조사․검증하기 위하여 시민․전문가 등으로 안전성검증단을 구성․운영할 수 있다'는 조항이 법령에서 위임하지 않은 국가사무를 조례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지난 6일 조례규칙심의회를 거쳐 '지방자치법' 제26조 제3항 및 제107조 제1항에 따라 울산시의회에 재의를 요청했다. 그동안 조례안 제6조 제1항에 따른 원자력시설 조사․검증사무는 국가사무임에 따라 조례로 규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시의회에 공문 제출과 함께 여러 차례 방문해 설명했다는 게 울산시의 주장이다.

또 지난 7월 10일 열린 행정자치위원회 조례안 심사에도 참석해 의견을 제시하는 등 지속해서 요청했으나, 시의회는 해당 조례안을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이번에 의결된 조례안의 제6조 제1항에 따른 원자력시설 조사․검증 사무는 '원자력안전법' 제16조, 제98조 및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 제43조 제1항에 국가사무로 규정돼 있는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울산시는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법' 제11조 제7호에서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검사․시험․연구, 원자력 개발 등 지방자치단체의 기술과 재정능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사무를 국가사무로 규정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처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조례안에서는 시민․전문가 등으로 안전성검증단을 구성․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원자력안전법' 제98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139조 및 제142조에 따르면 원자력시설에 대한 검사는 원칙적으로 공무원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도 양립하기 힘든 구조다.

관련 법률의 소관 부처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의견과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조례안 제6조 제1항에 따른 조사․검증사무는 국가사무로 법령의 위임이 없어 조례로 제정할 수 없는 사항으로 판단된다는 게 울산시의 해석이다.

시 관계자는 “법령에서 위임하지 않은 국가사무를 조례로 규정하고 있어 시의회에 해당 조례의 재의를 요구했다”며 “시의회에서 위법한 조례안에 대해 재고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도 지난 4월 전쟁피해를 입은 월미도 주민과 유가족에게 매달 생활안정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인천시 과거사 피해주민의 생활안정 지원조례안’에 대해, 피해자 선정은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가 결정해야 하는 국가사무라는 이유로 재의를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인천시의회에서 재의결한 결과 부결돼 해당 조례안은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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