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칼럼] 진짜 혼내 주고 싶다면 “극일프로젝트 2036' 시작하라

2019-08-0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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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교수]


말 대포만 쏘고 있으면 영원히 복수할 기회는 없다.

일본이 우리에게 안겨준 고통은 언젠가는 반드시 갚아 주어야 한다. 그러나 비분강개한 마음만으로 섣불리 나서면 다치는 것은 약한 쪽이다. 우리가 더 강해졌을 때 복수하는 것이지 비슷하거나 약할 때 속시원하게 싸우면,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피 터지게 싸우고 나서 병원비가 장난 아니게 나온다.
병원비 댈 자신 있으면 싸워야 하지만 자신도 없으면서 주먹 내지르면 몸 다치고 돈 잃는다. 일본이 우리에게 준 고통은 뼈에 새겨 잊지 말아야 하지만, 힘은 못 기르고 과거의 프레임에만 갇혀 말 대포만 쏘고 있으면 영원히 복수할 기회는 없다. 말이 아니라 뼈를 때리는 필살기가 없으면 당한다.

우리도 일본 한번 이겨보자. 한국전쟁 이후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가전, 조선, LCD, 반도체를 만들었고 일본을 따라잡았다. 36년간의 처절한 일본의 식민지배에 이은 일본의 기술지배, 소재지배에서 독립해야 한국이 진정으로 일본에 이기는 것이다.

역사의 기록과 왜곡도, 사과와 보상도 한국이 일본보다 강하고 커지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일제 치하 우리가 당한 것을 사과하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가 간의 사과는 힘이 있을 때 받아내는 것이지, 발목이 잡힌 상태에서 사과 받는 것은 어렵다.

한국의 대일전략은 큰 비젼으로 가야 한다. 일본을 때려주자고 온 나라가 난리치다 조금 해결되는 듯하면 금방 잊고 또 당하고 당하는 악순환을 끊는 방법은 '극일 2036년 프로젝트(Winning Japan 2036 plan)'를 시작하는 것이다. 일제 36년간의 치욕을 앞으로 그 기간의 절반 정도 후인 2036년에 반드시 되갚아주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세계경제규모 12위인 G12 한국이 세계 3위인 G3 일본과 경제전쟁하는 것은 이론상 용 빼는 재주가 없으면 당한다. 한국의 정치인과 정부 일본에 뒤통수 맞고 뒷북치는 대일외교를 하지 말고 당장 '극일 2036년 프로젝트(Winning Japan 2036 plan)'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연애하다 차이면 최고의 복수는 더 잘난 놈과 연애하면 되는 것이고, 경제적으로 기술적으로 차이면 그놈보다 더 잘살고 더 센 기술을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복수다.

지일(知日) 없는 극일(克日)은 없다. 적어도 진짜 일본에서 제대로 공부한 박사 36명은 일본연구소를 만들고 정치, 외교, 경제, 산업, 기술, 문화 등 일본과 부딪치는 핵심분야를 정하고 한국이 일본을 이길 전략을 짜고 이를 공표하는 것이다. 일본이 두려운 것은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는 것이지, 말대포 맞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정치권과 언론은 제발 우리끼리 편가르고 욕하고 싸우지 말았으면 한다. 적전분열이 가장 나쁜 전략이다.

'소재 국산화 마스터플랜'을 국가차원에서 짜고 투자하라.

일본을 겁주려면 소재 국산화 마스터플랜을 국가차원에서 만들고 국가예산을 편성하는 것이다 이번 일본사태를 계기로 우리 후세들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한국의 민족정기 정립을 위해서 세금을 쓰는 것이다. 국가예산의 10%를 향후 36년간 소재 국산화에 퍼붓는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일본에 보여주자. 일본이 역풍을 우려해 소재 수출 금수조치를 철회 안하고 배기는지 보자.

기본에 충실하라(back to the basic)는 것은 모든 분야에 진리다. 한국의 극일은 소재 부품 국산화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간 60~70년간 못한 것을 한국이 해낼 수 있을까? 지금 그간 한국의 소재국산화가 왜 안 됐냐를 두고 이에 대한 책임론이 정부당국자 입에서 나왔고 대기업이 반박했다. 그러나 지금 말싸움할 때가 아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역할분담에 있어 중소기업이 실력이 떨어진 것도 맞고 포기한 것도 있다.

그러나 세계 1등하는 반도체 LCD의 나라에서 장비, 재료, 소재분야에서는 세계 톱10 안에 들어가는 기업 하나가 없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대기업이 의도적으로 근시안적 사고로 세계적 수준으로 키울 수 있는 중소기업을 동물원처럼 만들어 사육한 것도 사실이다.

일본의 소재기업은 100년기업들이다. 아베는 100년기업의 노하우를 국가무기로 쓴 것이다. 한국이 일본의 100년기업 기술력을 뛰어넘으려면 새로운 방법을 써야 한다. 한국의 중소기업이 혼자서 52시간 지켜가면서 일본수준의 기술개발을 하려면 150년 걸린다. 그럼 차가 지나간다.

해법은 서로 싸우지 말고 정부가 나서라. 공정거래위원회와 힘센 여당이 나서야 한다. 세계적인 규모의 한국 대기업은 단기 손익이 아니라 국익과 더 큰 기업이익을 위해 한국의 될성부른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기술개발하여 써주도록 해야 한다.

대기업의 하청업체가 기술을 무기로 원청 대기업의 목을 조를 위험은 금융으로 해결하면 된다. 핵심기술기업은 중소기업이 51% 지분 가지고 49%는 대기업의 지분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사회는 홀수로 구성해 한 자릿수 많은 의결권을 중소기업에 혹은 대기업에 주어서 회사의 전횡을 막으면 된다.

아베가 우리에게 준 중요한 교훈과 돈벌이 팁

한국의 소재 국산화 투자는 4차 산업혁명시대 중국에 대한 한국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고 중국 관절꺾기이다. 한국의 대기업이 더 이상 한국에서 투자하지 않고 중국에 투자하고 있지만 한국 중소기업의 실력으로 중국에 진출하기는 어렵다.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이 조금 있으면 중국에 따라잡히고 그렇게 되면 한국 대기업은 소재분야에서 일본과 중국에 종속된다. 그리고 일본의 기술 몽니의 반복을 한국 대기업도 견디기 어렵다.

아베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과 돈벌이 팁을 주었다. 한국의 가전, 자동차, 반도체 모두 미국에서 일본, 한국으로 이전되어 왔고 이젠 중국으로 건너가고 있다. 산업의 국제적인 이동은 막을 방법이 없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산업은 보냈지만 장비와 소재산업에서 계속 돈을 번다. 반도체를 예를 들면 장비는 미국, 소재는 일본이고 이를 사다가 한국이 제조하고 소비는 중국이 한다. 미국의 반도체 장비, 일본의 반도체 소재가 없으면 한국은 반도체산업 라인을 세워야 한다.

산업은 보내더라도 소재와 장비를 가지고 있으면 산업이 잘나가면 잘나갈수록 돈을 번다. 한국에서 중국으로의 산업 이전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장비와 소재를 쥐고 있으면 된다. 이번 아베 사태는 한국이 향후 중국에 대해 산업의 주도권을 어떻게 쥘 것인가에 명확한 답을 주었다. 미국의 기술 제재로 '반도체 중국화'에 목숨을 건 중국에 대해 한국의 반도체산업이 무엇을 먹을 건지 답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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